[K바이오 '수출 2조 시대' 연다] "美 FDA 문턱 넘어라"…토종 신약 10여종 출격

지트리비앤티 안구건조증 치료제
임상 3상 마쳐…곧 허가 신청할 듯
SK바이오팜·한미 임상완료 눈앞
LSK바이오파마·메지온도 도전장
"연내 정식승인 받는 제품 나올것"



국내 바이오제약기업들이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관문을 통과하는 국산 신약이 사상 최대에 이를 전망이다. 미국 시장 진출은 바이오제약기업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척도여서 국산 신약의 글로벌 진출에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임상시험 중인 국내 바이오제약기업의 신약 50여종 가운데 10여종이 올해 FDA 허가 신청을 목표로 임상 3상을 완료했거나 마무리 중이다. 대다수가 이전 임상시험 단계에서 기대 이상의 효능을 입증해 예정대로 임상시험이 마무리되면 연내에 FDA 정식 승인을 받는 신약까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가장 일찍 임상 3상을 마친 신약은 국내 바이오기업 지트리비앤티가 안구건조증 치료제로 개발 중인 ‘RGN-259’다. 지난해 10월에 임상 3상을 완료했고 이르면 올해 초 FDA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특정 환자에게만 효능이 있었던 기존 치료제의 단점이 없고 치료 속도도 10배 이상 빠르다는 게 경쟁력이다. 현재 FDA 허가를 받은 안구건조증 치료제는 엘러간 ‘레스타시스’와 샤이어 ‘자이드라’ 2종에 불과하다.


지난해 말 FDA에 수면장애 치료제 ‘SKL-N05’의 허가를 신청한 SK바이오팜은 뇌전증(간질) 치료제 신약 ‘YKP3089’의 임상 3상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초 임상을 완료하고 FDA 허가에 도전할 계획이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기술수출 방식을 택한 수면장애 치료제와 달리 뇌전증 치료제는 SK바이오팜이 판권을 보유하고 있어 연간 1조원 규모의 미국 뇌전증 시장을 주도할 기대주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미약품의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도 올 1·4분기 중 임상 3상을 완료할 예정이다. 호중구감소증이란 백혈구 안에서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호중구가 갑자기 떨어질 때의 증세를 말한다. 한미약품이 미국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롤론티스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보다 한발 더 나아가 국산 첫 ‘바이오베터’를 목표로 내걸었다.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 엇비슷한 효능을 내는 제품을 지칭하는 반면 바이오베터는 효능, 약효 지속시간, 투여 방식 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신약을 일컫는다. 앞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도 오리지널 의약품인 암젠의 ‘뉴포젠’보다 약효 지속력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LSK바이오파마는 위암 치료제 ‘아파티닙’의 미국 임상 3상을 연말까지 완료할 예정이고 메지온도 폰탄수술 부작용 치료제인 ‘유데나필’의 미국 임상 3상을 최대한 일찍 끝낸 뒤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국산 신약들이 순조롭게 임상 3상이 마무리하면 적게 잡아도 올해 안에 5종 이상이 FDA의 빗장을 열어젖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20년 국내 제약사에서 미국 FDA의 문턱을 넘은 제품은 현재까지 모두 19종인데 이 가운데 신약은 4종에 불과하다. 지난 2003년 LG화학의 항생제 ‘팩티브’를 시작으로 한미약품의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에소메졸’(2013년) , 동아에스티의 항생제 ‘시벡스트로’(2014년), SK케미칼의 혈우병 치료제 ‘앱스틸라’(2016년)이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하지만 팩티브는 경쟁 제품에 주도권을 내주면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나머지 신약 3종도 시장에는 안착했지만 기술수출을 통한 진출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이오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바이오제약기업들이 미국에서 진행 중인 임상 3상이 마무리되면 올해는 어느 해보다도 많은 국산 신약이 미국 FDA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기술수출을 통한 국산 신약도 이전보다 훨씬 유리한 조건에 계약이 체결되는 등 국내 바이오제약기업의 실적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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