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미술계 거장들이 몰려온다

현대미술의 아버지 뒤샹 전시
이성자 화백 '탄생 백년 기념전'
한묵·박이소 회고전 등 잇달아
내달 '강원국제비엔날레' 개막
9~11월에도 국제미술행사 즐비

무술년(戊戌年) 새해의 미술계는 현대미술의 아버지에는 뒤샹부터 한묵·이성자·박이소 등 ‘세상을 떠난 거장’과 김병기·곽덕준과 강요배·윤석남 같은 ‘살아있는 역사’라 불리는 작가들을 두루 만날 수 있는 전시를 마련한다. 게다가 올해는 격년제 국제미술행사인 ‘비엔날레’가 9~11월 전국을 화려하게 수놓을 예정이다.

◇기억해야 할 거장들=전시는 그림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세상을 보는 눈을 제시하며 전위적인 작가들의 철학과의 만남을 주선하는 자리다. 국립현대미술관이 계획한 마르셀 뒤샹의 대규모 전시가 단연 눈길을 끈다. 프랑스 태생의 다다이즘 작가인 뒤샹은 미(美)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해 현대미술의 새 장을 열었다. 또한 노동과 권력관계를 고찰하는 독특한 시선을 보여준 체코 태생의 영상미술가 하룬 파로키도 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 오래 활동한 이성자 화백의 ‘탄생 백년 기념전’이 오는 3월부터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린다. 김환기·유영국과 더불어 한국 근대 추상미술의 기둥으로 손꼽히는 한묵의 회고전은 서울시립미술관이 개최하기로 했다. ‘단색화’의 주요작가 중 하나인 윤형근 회고전도 예정돼 있다. 특히 기대를 모으는 전시는 작가이자 교육자 겸 미술이론가로 다재다능 활약하다 요절한 박이소의 회고전이다. 전통을 어떻게 현대화 할지 고민하며 뉴욕에서 활동하던 그는 스스로를 ‘박모’라 낮춰불렀고 국내에서도 예명 ‘박이소’로 더 유명하다. 한국의 근대건축을 대표하는 건축가이면서도 유신체제에 반발해 프랑스 등지를 떠돌며 지내야했던 거장 김중업의 회고전도 마련돼 손꼽게 된다. 익숙한 장면을 다양한 시점으로 고찰하게 하는 잭슨홍, 점과 선을 배열해 구조물을 만들며 과학과 미술의 융합을 꾀하는 김주현이 어린이를 위해 특별히 기획한 전시가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각각 열린다.


새해 포문을 여는 리안갤러리의 ‘한국의 후기 단색화’ 전시는 챙겨봄 직하다. 인상주의 미술이 세잔·고흐·고갱의 후기인상주의로 절정에 올랐다면 한국의 단색화 미술이 ‘후기 단색화’에서 어떤 양상을 보이며 발전했는지 들여다볼 수 있는 자리다. 윤진섭 큐레이터가 기획을 맡았다. 현재 한국계 미국인 마이클 주의 신작을 선보이고 있는 국제갤러리는 다음 달 바이런 킴의 개인전을 앞두고 있다. 인종적 정체성 문제를 표현한 ‘하늘’ 그림이 유명한 작가이다. 원시적이고 만화적인 형태로 현대사회를 풍자하는 원로 재일미술가 곽덕준의 1960년대 작품들은 오는 10일부터 갤러리현대에서 만날 수 있다. 대한민국 최초의 누드퍼포먼스를 펼쳐 1세대 아방가르드 예술가로 꼽히는 정강자의 첫 번째 대규모 유작전은 이달 말부터 천안 아라리오갤러리에서 막을 올린다. 지난 7월 갑자기 타계한 작가의 다양한 회화들도 만날 수 있다.

102세가 된 최고령 현역화가 김병기의 작품들은 4월 가나아트갤러리에서 선보인다. 올해 개관 30주년을 맞은 학고재갤러리는 민중미술가 발굴이라는 차별성을 강조하며 강요배,윤석남, 이종구, 박불똥 등 ‘살아있는 역사’가 된 거장들을 잇달아 선보인다.

◇가봐야 할 비엔날레=미술계가 올해를 기다린 이유 중 하나는 ‘비엔날레’ 때문이다. 우선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2월3일 개막하는 ‘강원국제비엔날레 2018’은 인본주의와 평화를 강조하는 올림픽정신을 부각시키고자 ‘악의 사전’을 주제로 전세계 20여개국 60여팀의 작가들을 초청해 강릉 일원에서 열린다. 본격적으로 9월 7일 개막하는 광주비엔날레는 국내 3대 비엔날레의 첫손에 꼽히는 동시에 세계 5대 비엔날레 중 하나로 통한다. 12회를 맞은 올해는 ‘상상된 경계들’이라는 대주제 아래 11명의 기획자들이 머리를 맞대 소주제의 전시를 펼쳐 보인다. 올해부터는 국립광주아시아문화전당을 전시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라 주목된다. 이보다 하루 앞서 개막하는 서울시립미술관의 ‘서울미디어아트 비엔날레’는 10주년을 맞아 급변하는 사회를 역동적인 미디어아트로 보여줄 계획이다. 부산비엔날레는 임동락 전 집행위원장이 비위의혹으로 물러남에 따라 행사 준비가 다소 더딘 편이다. 지난해 11월 최태만 국민대 교수가 공모를 통해 신임 집행위원장으로 뽑혔고, 이달 안으로 전시감독 공모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분명한 것은 올 9~11월 가을은 이들 비엔날레로 곱게 물들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 외에도 사진으로 특화한 대구사진비엔날레, 과학예술을 표방하는 대전비엔날레가 ‘바이오’를 주제로 열릴 예정이다. 올해 첫 걸음을 시작하는 ‘전남국제 수묵화비엔날레’는 전통 수묵화를 주인공으로 목포 갓바위·유달산, 진도 운림산방 등지에서 열려 기대를 모은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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