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심각해지는 이란 반정부 시위’··시위대 최소 12명 사망

나흘째 시위 이어져
이란 대통령 ‘온건 메시지’에 당국 통제
1일이 분수령 될 전망

이란 테헤란대학교 학생들이 2017년 12월 30일(현지시간)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테헤란=AFP연합뉴스


하산 로하니 대통령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2017년 12월 31일(현지시간) 영국 서런던에 위치한 이란 대사관에서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런던=로이터연합뉴스


이란에서 발생하고 있는 반정부 시위가 점입가경이다.

이란 국영방송은 1일(현지시간)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밤 시위대 10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국영방송은 지난달 30일 사망자 2명이 공식 확인된 이란 중부 로레스탄 주(州) 도루드 지역의 시위를 포함하면 나흘간 이어진 시위에서 최소 12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부 무장한 시위대가 경차서와 군기지를 점거하려고 했으나 군경이 이를 저지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매체 ILNA통신은 1일 이란 남서부 후제스탄 주의 중소도시 이제 시(市)가 지역구인 의회 의원 헤드아야톨라 하데미를 인용, “이제 시에서 어젯 밤(31일)경제 문제를 항의하는 시위가 열렸고 불행히도 2명이 총에 맞아 죽고 여러 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이란 ISNA통신은 로레스탄 주 도루드에서 31일 밤 2명이 더 숨졌다고 1일 보도했다.

지난달 31일 밤에도 이란 여러 도시에서 나흘째 시위와 소요가 이어졌다. 대부분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 중소도시로 파악된다. 일부 시위대는 정부 건물, 학교에 돌을 던지고 도로 표지판, 은행을 부수기도 했다.

이란 당국은 시위가 급격히 확산한 지난달 30일 인터넷 속도를 제한한 데 이어 지도부 없이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는 시위를 조직하는 통로인 메신저 앱 텔레그램을 31일 막았다.

이란 당국의 엄격한 시위 통제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지난달 31일 연설로 전국적 시위는 1일 분기점을 맞을 전망이다.

로하니 대통령은 폭력은 엄단한다면서도 “이란은 헌법과 시민의 기본권에 기반을 둔 자유로운 국가로, 비판과 저항을 표현할 자유는 당연한 권리”라면서 시위대를 달랬다.

이란에서 이례적으로 일어난 이번 시위, 소요 사태는 지난달 28일 동북부 마슈하드에서 시작됐다. 첫 시위는 실업과 물가 폭등에 항의하는 보수파 중심의 반정부 시위였으나 이후 통치 방식, 보수 기득권을 규탄하는 방향으로까지 확산됐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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