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의 압박’을 벗어던진 현대·기아차의 첫 행보는 내실 다지기로 잡았다. 당장 상반기부터 미국을 시작으로 권역본부 체계를 가동한다. 생산과 판매, 수익 창출까지 각 시장의 상황을 고려해 현장에서 책임을 지고 경영하겠다는 전략으로, 권역본부 체계는 유럽 등 타 시장으로도 확대할 방침이다.
내실 경영을 하면서도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한 투자는 과감하게 진행한다. 이미 글로벌 시장 2위 타이틀을 차지한 친환경차 분야에서 입지를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올해 차세대 수소전기차를 출시해 관련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첫 과제다. 현대·기아차는 매년 1차종 이상씩 전기차를 선보여 2025년 총 38종의 친환경차 라인업을 구축하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주행거리를 대폭 늘린 코나 전기차와 니로 전기차 등 그룹의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시킨 친환경 모델을 통해 환경차의 대중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미래 모빌리티의 또 다른 한 축인 자율주행·커넥티드카 분야에서는 핵심 기술 내재화와 글로벌 ICT기업들과의 전략적 협업이라는 투트랙 전략으로 상용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와는 별개로 미국 실리콘밸리와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설립한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를 글로벌 주요 거점으로 확대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늘린다. 미래 신사업 발굴 차원이다.
올해 판매 목표인 755만대는 지난해 목표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지만 전년 판매 실적보다는 30만대 가량 많다. 최대한 보수적으로 설정했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목표 달성을 마냥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내 놓은 카드는 신차 출시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벨로스터를 시작으로 총 12종의 신차를 출시하기로 했다. 외형적으로 지난해보다 3종이 늘었다. 특히 신형 싼타페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출시해 소비자의 수요 변화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극도로 부진했던 중국 시장에서도 판매량 회복의 전략 신차로 엔트리급 소형 SUV와 준중형 SUV를 꼽았다.
/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