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업금지 풀린 웅진, 정수기사업 재진출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대리점 모집·지점장 공채 나서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웅진(016880)그룹이 5년 만에 국내 정수기 사업에 다시 뛰어든다.

웅진그룹은 3일 정수기 사업에 재진출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지난 2013년 웅진코웨이(021240)를 MBK에 매각하며 체결한 경업금지 조항은 2일부로 해제됐다.

정수기 사업을 위해 웅진그룹은 이달말부터는 대리점 모집을 위한 TV 광고를 시작한다. 또 잡코리아에서 지점장과 지국장 공개 채용에 들어갔다. 브랜드와 제품 형태 등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지만 먼저 필요한 인력을 채용한 후, 상반기 중 정수기·매트리스·공기청정기·비데 등의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윤석금 회장은 웅진그룹의 상징이었던 정수기 사업을 공격적으로 추진, 제2의 도약을 일구겠다는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아직도 대다수 고객들이 정수기를 사용하며 웅진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기 때문에 정수기 시장에서 여전히 웅진의 인지도는 높다”며 “렌탈 시장을 만들고 키워 온 웅진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정수기 사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웨이 인수와 자체 정수기 시장 진출을 동시에 진행하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자 정수기 사업과 별도로 웅진그룹은 삼성증권과 법무법인 세종을 자문사로 선정하고 코웨이 인수를 적극 검토 중이다. 코웨이 인수와 자체적인 정수기 브랜드 사업 추진을 투 트랙으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윤 회장이 코웨이를 다시 인수하게 되면 눈물을 머금고 MBK에 매각한 지 5년 만에 주력 계열사를 다시 품에 안게 된다.



코웨이(구 웅진코웨이)는 웅진그룹 성장의 기반이 된 기업이다. 웅진코웨이는 2002년 정수기 렌털 회원 수 100만명 돌파를 시작으로 꾸준히 성장해 2012년에는 매출이 2조원에 달했다. 웅진코웨이의 현금 창출에 힘입어 웅진그룹은 식음료·화장품·저축은행·건설·태양광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2011년 기준 매출액 6조원 규모 중견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웅진그룹은 인수한 극동건설이 건설경기 악화로 부실화되면서 그룹 전체가 자금난을 겪다가 결국 2012년 기업회생관리절차를 신청했고, 이후 그룹은 해체됐다. 당시 웅진코웨이는 MBK측에 1조2,000억원에 팔렸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