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자들은 비난 속에서도 확신을 가지고 나아갔다. 비혁신가들에게 새로운 시도와 변화가 달갑지 않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새로운 것은 언제나 저항이 따르고 그 저항을 이겨낼 수 있는 사람만이 성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병원에서 처음으로 시도했던 ‘병원 퍼실리티 워크샵’은 개념 자체도 생소해서 거부감이 생긴다. 병원에서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직원의 성장이 병원의 성장과 연결된다는 인식들이 생기기 시작하고서다. 직원들의 역량이 매출의 기여도가 더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병원들이 많은 교육을 진행하지만 효과는 없다. 오히려 직원들의 스트레스만 늘고 있는 셈이다. 아마도 그건 병원입장에서의 교육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움직일 마음이 없는 사람에게 교육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교육이란 스스로가 부족함을 느낄 때 교육에 효과가 생긴다.
퍼실리티의 개념은 아직은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 개념이다. 퍼실리티는 주입식 교육이 아닌 스스로 문제점을 찾아 스스로 개선점을 찾아가는 것이고, 그 길잡이를 해주는 사람이 퍼실리테이터이다. 병원에 도움을 주면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2017년 설명 잘하는 병원 캠페인과 함께 부서별 퍼실리티 워크샵을 제안했다.
2016년 민원을 분석해본 결과 설명을 충분히 했으면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는 데이터 분석으로 인해 2017년 설명 잘하는 병원 캠페인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리더들의 교육부터 진행했다. 그리고 전 직원 설명 잘하는 병원의 컨셉으로 설득에 대한 강의를 진행했고, 부서별 퍼실리티 워크샵을 진행했다. 모니터링을 통해 문제점을 나열해주고 근무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부분에서 개선함으로써 좀 더 환자에게 설명을 잘하기 위한 전략을 짜는 것이다.
설명을 잘한다는 것은 많은 설명을 하라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간략하고 정확한 말로 직원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것이다. 환자는 아무래도 익숙하지 않은 공간에서 아픈 몸을 끌고 내원했기 때문에 예민해질 수 밖에 없다. 직원들도 아픈 사람들을 웃으면서 매 순간 응대하기란 감정을 아무리 내려놓아도 쉽지가 않다. 특히, 모니터링을 해본 결과 부정확한 의사소통으로 인해 2~3번 다시 설명해야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직원마다 통일되지 않은 응대는 오히려 환자로 하여금 불안감을 조성했다. 이를 해결하고자 원무, 물리치료, 영상의학, 외래, 병동, 주차 및 청소를 담당하시는 외주 직원까지 퍼실리티 워크샵을 진행했으며, 교육이 아니라 스스로 문제점을 찾아서 개선한다는 것에서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올 수 있었다.
실제로 서울나우병원 환자만족도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당 병원이 설명 잘하는 항목에서 많이 올라간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심사평가원에서 현재 500병상 이상만 시행하는 환자경험이 곧 500병상 미만도 시행될 것이라고 한다. 중소병원이 인력난에 시달리는 시점에서 환자경험은 직원들에게 더욱 감정노동을 가중하겠다는 말이다. 그렇게 많은 배출에도 불구하고 병원을 떠나는 직원들의 이유는 무리한 요구와 맞춤 응대에 대한 스트레스라고 한다.
1년동안 진행한 퍼실리티 워크샵은 직원들의 입장을 더욱 이해할 수 있는 기회였고, 일방적인 요구가 아닌 함께 문제를 풀어가는 시도였다. 이것이 작은 혁신의 시도라고 생각한다. 병원에서 첫 시도였던 퍼실리터 워크샵을 통해 소통과 공감 그리고 행동변화가 있었던 2017년이었다고 생각한다. 2018년에도 많은 병원들이 일방적인 요구가 아닌 직원들의 입장을 공감해주고 직원들 스스로가 문제점을 찾고 개선하는 선순환 구조를 그리기를 바란다.
/김동호기자 dongh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