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머니] "임대사업 절세 노하우 배우자"...다주택자는 열공중

'임대사업자 스터디' 신설 등
온라인카페 절세 정보 잇달아
수강료 수십만원 짜리도 인기
오프라인 고액 세미나도 늘어

“재건축 대상 아파트를 준공공 임대주택으로 등록한 후 재건축을 위해 멸실이 될 경우 임대사업 등록에 따른 세금 혜택은 어떻게 될까요.”

“5채 중 3채는 임대사업자를 내고 2채가 남았는데 거주주택을 빼도 나머지 주택은 양도세 중과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배제되고 10%도 중과되나요?”

양도세 중과 등 세금 규제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강화되는 가운데 부동산투자 온라인 카페에는 최근 부동산 세금 관련 질문과 답이 활발하게 올라오고 있다. 다주택자들의 ‘열공’이 시작됐다는 얘기다.

국내 최대 부동산 관련 카페인 ‘붇옹산의 부동산스터디’에는 지난해 12월부터 ‘주택임대사업자 스터디’ 코너가 신설돼 하루에도 수십건씩 회원 간 묻고 답하기가 이뤄진다. 지난해 12월12일부터 이달 5일까지 300여건이 넘는 질문이 올라왔다. 이곳 회원들은 조세특례제한법·민간임대주택특별법 등 각종 법안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과 조언을 주고받고, 각자 국세청과 지방자치단체에 문의해 얻은 정보를 공유하면서 최적화된 절세 방안을 찾기에 여념이 없다.

이 같은 다주택자들의 ‘절세 학습 열기’는 온라인 카페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뜨겁다. 비싼 수업료를 내고서라도 이참에 아예 부동산 세금을 체계적으로 배우려는 일반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지난해 말 네오비비즈아카데미에서 개최한 부동산 세금 세미나는 수강료가 33만원이나 했지만 세금을 공부하려는 일반 투자자들 다수가 등록했다. 이 학원은 원래 공인중개사들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개최해왔지만 갈수록 일반 투자자들이 수강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황규철 세무사는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했으며 대부분 다주택자이어서 주택임대와 양도시 절세 방안에 대해 가장 집중적으로 질문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은행과 증권사 등에서는 VIP 고객들을 대상으로 세금 세미나를 활발하게 개최하고 참석 고객 역시 늘고 있다.

이같이 투자자들이 복잡하고 어려운 세금 공부에 직접 나선 이유는 정부가 다주택자를 타깃으로 세금을 갈수록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4월부터 다주택자들에 대한 양도소득세가 중과되고 임대주택등록 활성화를 위한 세제 혜택들도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시행되면서 절세가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공인중개사들은 매수시 취득·등록세를 안내하는 수준에 그치고 세무사들은 팔 때 양도소득세 신고할 때나 도움을 주는 수준이어서 투자자 사이에서는 취득 단계에서부터 세금을 고려한 투자수익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일정 수준 이상의 세무지식이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조영준 네오비비즈 대표는 “그동안 부동산 투자자들은 ‘어디 어떤 아파트에 투자할까’가 주 관심사였다면 이제는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어떻게 처분해야 하는지 또는 어떻게 갖고 있어야 수익률을 높일 수 있을지가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수요를 반영해 조 대표는 4월 이전에는 다주택자 양도세 및 증여세 등을 중심으로, 4월 이후에는 임대주택사업자 등록을 통한 절세 방법 등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세금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언정 우리은행 WM자문센터 세무팀장은 “아파트 가격이 오르더라도 세금을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직접 발 벗고 나서는 분위기”라며 “갈수록 세금이 강화될 예정이어서 투자자들의 절세 공부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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