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 판매노조는 최근 홈쇼핑 국산차 판매 저지를 위한 투쟁 방침을 세우는 한편 각 분회에 ‘TV홈쇼핑 국산차 판매를 저지하자’는 내용의 포스터를 배포했다. 파행을 겪고 있는 현대차 임단협과는 별도로 판매노조 차원에서 투쟁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금까지 TV홈쇼핑에서는 수입차만 판매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 2016년 초 규제 완화를 통해 올해 3월부터는 국산차도 홈쇼핑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된다. 국산차를 TV홈쇼핑으로 판매하게 되면 대리점이나 영업사원들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렇다 보니 국산차 판매를 대표하는 현대차의 판매노조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현대차 판매노조는 국산차의 TV홈쇼핑 판매 허용이 박근혜 정부에서 결정된 것인 만큼 이 역시도 전 정권의 ‘적폐’라고 규정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현대차 판매노조의 모습이 지나친 ‘제 밥그릇을 챙기기’라고 비판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산차가 홈쇼핑 판매를 시작하면 현대차도 판매에 나설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벌써 해외 주요국은 TV홈쇼핑 판매뿐 아니라 온라인 판매도 하고 있다. 현대차는 영국과 캐나다에서 디지털 유통 형태인 ‘클릭투바이(click to buy)’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기도 하다. 최근 미국에서는 온라인 구매를 좀 더 쉽게 하는 내용의 판매 개선책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판매노조의 반대로 소비자의 구매패턴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산차의 홈쇼핑 판매는 판매채널 다양화로 시장을 키우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노조의 주장에 동의할 소비자가 몇이나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