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 2018이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가운데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의 구글 부스에서 작업자들이 준비 작업을 벌이고 있다. 올해 행사에서 처음 독립 부스를 여는 구글은 인공지능(AI) 관련 야심작들을 대거 공개하겠다고 밝히며 기존 강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라스베이거스=로이터연합뉴스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의 백미는 기조연설이다.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미래 산업은 이런 모습일 것’이라는 비전을 직접 밝히기 때문이다. 산업 흐름을 단번에 읽을 절호의 기회다. CES가 명색이 ‘가전 쇼’이지만 올해 기조연설자 명단에는 가전업체 경영자가 전무하다. 중국 화웨이 리처드 유 사장이 나오기는 하지만 그의 기조연설 주제는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시티 구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조연설을 포함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총 800명 이상이 이번 CES에서 연단에 선다.
개막 전날인 8일(현지시간) 브라이언 크러재니치 인텔 CEO가 첫 번째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인텔은 사업의 중심을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에서 데이터로 옮기는 격변기에 들어선 상태다. 그 변화를 이끄는 크러재니치 CEO는 데이터가 미래 혁신을 어떻게 이끌고 있는지를 소개할 예정이다. 그는 “새로운 경험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위력을 ‘해제(unlock)’해야 한다”며 자신의 발표 내용을 예고했다. 최근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인공지능(AI)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축적된 데이터 활용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그는 데이터가 일상의 삶을 어떻게 바꿀지를 다시 상상하고 여기에 인텔이 어떻게 대응해나갈지를 밝힐 예정인데 자동차 자율주행을 위한 ‘데이터의 힘’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할 예정이다.
개막 당일인 이튿날 무대에 서는 짐 해킷 포드 사장도 주목 받는 기조연설자다. 그는 사무용 가구 회사 출신으로 포드의 자회사인 스마트 모빌리티 대표를 지낸 인물이다. 해킷 사장은 스마트시티의 핵심 디바이스인 자율주행 차량 솔루션이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 설파할 예정이다.
리처드 유 화웨이 CEO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지난해 자사 전략을 중심으로 스마트폰의 미래를 조망했던 그는 올해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전략, 미래 연결성에 대해 얘기할 예정이다.
기조연설과는 별도로 열리는 미디어 콘텐츠 관련 패널 토의도 기대를 모은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글로벌 미디어 시장의 지각 변동을 고려할 때 의미 있는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CNN을 보유한 타임워너 계열 터너 브로드캐스팅의 존 마틴 CEO와 동영상 콘텐츠 업체 훌루의 랜디 프리어 CEO가 패널리스트로 나온다. 타임워너는 AT&T에, 훌루는 디즈니에 피인수를 앞두고 있어 이들이 바라보는 미디어 콘텐츠 산업의 미래에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훌루는 넷플릭스·아마존과 함께 글로벌 동영상 콘텐츠 시장의 키플레이어로 주목 받고 있어 더욱 그렇다.
스마트시티 구현의 핵심 도구인 5G 이동통신 기술과 관련해서도 열띤 패널 토론이 벌어진다. 여기에는 중국 최대 검색 엔진인 바이두의 루치 부회장과 세계 최대 통신 칩 제조 업체인 퀄컴의 크리스티아노 아몬 테크놀로지 총괄 부사장이 나선다. 미국 최대 통신사인 버라이즌의 한스 베스트베리 부사장도 참여한다. 이들은 5G로 연결된 미래 도시가 어떤 모습일지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주목 받는 연설자도 있다. 스마트시티 시대에 걸맞은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주목 받고 있는 하이퍼 루프 개발 업체인 버진 하이퍼 루프 원의 아니타 센굽타 박사가 대표적이다. 미항공우주국(NASA) 출신 우주 과학자인 센굽타 박사는 현재 버진 하이퍼 루프 원에서 시스템 엔지니어링팀을 이끌고 있다. /라스베이거스=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브라이언 크러재니치 인텔CEO
짐 해킷 포드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