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주체별 엇갈리는 매수전략...개인 '리스크 관리' 외국인 '안정성' 기관 '모멘텀'

개인 실적부진 현대차 저가 매수
外人 시총상위 삼성전자 등 공략
기관은 카카오·롯데지주 등 사자

새해 국내 증시 투자주체별 매수 전략이 엇갈리고 있다. 개인은 ‘리스크 관리’ 차원의 저가 매수를 노리고 있고 외국인은 시가총액 상위주를 사들이며 ‘안정성’에, 기관은 주가에 호재가 되는 ‘모멘텀’에 주목하는 상황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6%(31.06포인트) 상승한 2,497.52에 장을 마쳤다. 신년 들어 4거래일 중 3거래일 상승하며 2,500선 고지 탈환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이 기간 투자주체별 순매수는 지난해와 같은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코스피 시장에서 6조5,000억원 넘게 사들인 외국인이 새해 들어서도 1조2,523억원을 사들이며 순매수 흐름을 이어갔고 기관과 개인은 각각 9,565억원, 3,770억원을 팔아치우며 지난해에 이어 순매도 기조를 유지했다.


순매수 종목들을 살펴보면 개인·외국인·기관의 새해 초 투자 전략이 다른 양상임을 알 수 있다. 먼저 개인은 실적 부진, 정부 규제 등 악재를 맞은 종목들을 역발상으로 사들이는 ‘리스크 테이킹’ 전략을 취하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새해 첫주 개인 투자자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현대차(005380)(974억원)와 현대모비스(012330)(796억원)가 포함됐다. 증시 개장 첫날인 2일 현대기아차그룹이 올해 글로벌 시장 판매목표치를 775만대로 지난해보다 8.5% 낮게 설정하는 등 실적 부진의 우려가 커졌지만 개인은 오히려 주식을 더 사들인 것이다. 이 외에도 개인투자자들은 정부의 ‘사행산업 건전화 대책’ 발표로 새해 벽두부터 규제에 노출된 강원랜드(035250)(382억원)도 집중 매수했다.

개인과 달리 외국인은 시총 상위주를 사들이며 안정성을 추구하고 있다. 새해 첫주 외국인은 국내 증시의 대장주 삼성전자(005930)(1,861억원)와 2등주 SK하이닉스(000660)(1,030억원)를 대량 매수했다. 국내 증시의 큰손인 외국인이 시작부터 반도체 종목을 많이 사들이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상반기 정보기술(IT) 업종 중심의 랠리가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운 것이다. 이 외에도 외국인은 포스코(1,929억원), 현대상선(011200)(652억원), 신한지주(055550)(537억원) 등 업종별 대표주를 주로 매수했다.

마지막으로 기관은 주가에 도움이 되는 모멘텀을 따르는 투자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새해 첫주 기관은 카카오(035720)를 1,151억원 사들이며 순매수 종목 중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했다. 카카오는 새해에도 투자 광풍이 이어지고 있는 가상화폐 시장 거래소 업비트의 지분을 보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았는데 기관투자가들이 여기에 반응을 보인 것이다. 기관은 이 외에도 새해 들어 계열사들의 분할·합병으로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높인 롯데지주(004990)(308억원), 롯데쇼핑(023530)(305억원) 주식도 대거 사들였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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