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장성군이 2일 시무식에서 ‘채무 없는 군’ 선포하며 박 터뜨리기 세리머니를 진행중이다. /사진제공=장성군
재정자립도 만년 최하위권에 있는 전남 지자체들에서 새해 벽두부터 ‘채무 제로(Zero)’ 선언이 이어지면서 빚 없는 지자체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일선 시군에서 채무를 없애 재정건정성을 확보한 만큼 지역발전의 속도가 가속화 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이는 반면 소극적인 투자로 경제활력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있다. 7일 전남도에 따르면 장성군은 최근 열린 시무식에서 ‘채무 없는 군’ 선포식을 갖고 박 터트리기 세리머니를 벌이며 채무 제로 시대를 자축했다. 지난 2014년 7월 민선6기를 시작하면서 장성군의 채무액은 145억원에 달했지만 ‘재정건전화 로드맵’에 따라 2015년 공공청사 정비 사업과 쓰레기 매립·소각 시설 건립에 들어간 37억원을 조기상환했다. 이어 장성군은 2016년과 지난해 드림빌(전국 1호 귀촌마을), 농공단지 조성으로 발생한 채무를 각각 19억원, 22억원씩 상환해 지난해까지 총 78억원의 채무를 모두 갚았다.
기초지자체 중 재정자립도 8.58%로 전국 꼴찌인 신안군도 지난 연말 채무 제로를 달성했다. 신안군은 연말 도서식수원 개발사업을 위해 발행한 채무 잔액 33억원을 조기에 상환함으로써 창군 이래 지속돼 온 빚 많은 자치단체에서 벗어났다.
나주시도 지난해 12월 나주시의회에서 추경 예산안을 의결 받아 공설운동장 건립과 국민임대산업단지 조성 사업에 투입된 지방채 상환금 89억원을 확보해 당초 계획보다 9년 앞당겨 지방채 채무를 모두 갚았다.
한때 채무가 가장 많았던 여수시는 지난해 12월 기타특별회계 채무액 228억원을 상환하면서 공기업특별회계 40억원의 채무만 남겨놓고 있다. 전남 22개 시군 중 사실상 17개 시·군이 채무가 없는 도시로 탈바꿈한 셈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지자체들이 지역개발 사업에 너무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복문수 전남대 행정학과 교수는 “부채가 없는 것만이 최선은 아니다”며 “지자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는 지역민의 편익과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가 이뤄져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의 지방재정 통합공시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전남 지자체(광역+기초) 전체의 예산대비 채무비율은 7.59%로 전년대비 0.60%포인트가 하락했다. 하지만 재정자립도는 31.0%로 전년대비 0.10%포인트가 오히려 감소했다. 빚을 줄인 것이 지자체의 재정건전성 개선으로 이어진 것은 아닌 셈이다.
/무안=김선덕기자 sd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