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3일(현지시간) 중동 국가 바레인의 수도 마나마에서 한 남성이 아이폰X를 테스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행동주의 헤지펀드와 연기금 등 월가의 큰손들이 애플에 청소년의 아이폰 중독을 막아야 한다는 이례적 요구를 하고 나섰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전날 행동주의 헤지펀드 자나파트너스와 캘리포니아주 교직원 퇴직연금인 캘스타스(CalSTRS)가 애플 측에 청소년의 아이폰 중독 예방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애플은 부모가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을 더 쉽게 제한할 수 있는 새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야 한다”며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이 청소년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연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빈번한 스마트폰 사용이 의도치 않은 부정적 결과를 낳는다는 증거가 쌓이고 있다”며 “사회적 불안이 고조될 경우 모든 애플 투자자들의 장기적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FT에 따르면 지금까지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주가를 띄우기 위해 인수합병(M&A)을 압박하거나 무산시킨 적은 많지만 스마트폰 중독을 이슈화한 것은 처음이다. 자나파트너스는 지난해 4월 미국 식품업체 홀푸드의 지분을 9%까지 끌어올린 후 경영변화를 압박해 결과적으로 아마존이 137억원에 홀푸드를 인수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유명하다. 7월에는 천연가스 생산회사 EQT코퍼레이션 지분 5.8%를 사들인 뒤 경쟁사 인수 포기를 종용하기도 했다.
외신들은 “자나파트너스와 캘스타스가 보유한 애플 주식은 20억달러 규모로 이들의 지분은 1%에 불과하다”면서도 “이들은 청소년의 스마트폰 중독이 장기적으로 사용자와 주주 모두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 측은 이들의 요구에 아직 공식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