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해도 사방에 규제라는 덫이 널려 있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세계 100대 스타트업이라도 우리나라에 들어오면 절반 이상이 사업을 못하거나 조건부로만 가능한 게 우리 현실이다. 융복합 서비스나 기존에 없는 혁신사업을 시도해도 산업분류가 제대로 돼 있지 않거나 기존 사업자 위주로 돼 있어 등록조차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혁신이 될 리 만무하다. 중국 창업기업 상당수가 핀테크·인공지능(AI) 같은 기술기반 서비스업에 집중하는 반면 우리는 겨우 2.1%에 그치는 이유다. 창업이 이토록 어려우니 구직자도 외면하는 게 당연하다. 우리 신설기업의 평균 취업자 수는 중국의 4분의1에 불과한 1.5명밖에 안 된다.
가뜩이나 4차 산업혁명 경쟁에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 한국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뿐 아니라 다음 세대에도 미래는 없다. 법에서 명확히 금지하는 것 외에는 모두 허용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규제를 완화하고 새로운 시도에 대해서는 규제 자체를 면제하는 방안을 서둘러 창업의 봉인을 풀어야 한다. 정부만 잘한다고 될 일은 아니다. 법 하나 통과되는 데 평균 500일 이상 걸리는 정치권도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가능한 일이 한국에서 불가능한 것이 과연 옳은가”라는 하소연이 사라질 수 있다. 창업 붐이 일어나지 않는 한 혁신성장도, 일자리 확대도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