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다운사이징’ 스틸
# ‘다운사이징’은 럭셔리 라이프일까, 정치적 악용일까?
영화 <다운사이징>은 1억이 120억의 가치를 가진 럭셔리 라이프를 위해 12.7cm로 작아지는 다운사이징을 선택한 남자가 그 세상 속에서 꿈꾸던 행복한 삶을 찾으며 벌어지는 이야기. 행복한 삶이 펼쳐질 것이라고 생각했던 영화 속 판타지 세계의 반전이 공개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
‘다운사이징’ 시술은 인간을 12.9cm로 축소해 사람이 배출하는 환경 오염 물질의 양을 줄이고자 개발되었다. 선의의 목적으로 개발된 이 시술은 사람들로 하여금 적은 비용으로 막대한 부를 누리며 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소인들을 위해 만들어진 무결점 계획도시 ‘레저랜드’에서는 대인 기준으로 대지 1,830평에 300평짜리 대저택을 6,300만 원이면 구매할 수 있고 체육관, 수영장, 사우나, 테니스장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건강 상품이 450만 원, 단돈 4만 원이면 두 사람이 여유로운 생활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로또보다 더한 럭셔리 라이프를 보장하는 ‘다운사이징’은 오직 1억 원 상당의 자산을 보유하고, 자의로 시술을 선택한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다. 권력자, 정부, 기업들은 자신의 이익에 반하는 사람들에게 ‘다운사이징’ 시술을 시행해 작은 상자에 넣어 폐기하는 등의 비윤리적이고 불법적인 일을 자행했다. 선의로 개발된 과학 기술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며 폐단을 낳게 된 것이다.
# 소인 vs 대인의 갈등
한편, ‘다운사이징’ 시술로 인해 소인과 대인의 갈등도 점차 심해지고 있다. 소인들에게 주어지는 경제적인 혜택이 대인들의 불만을 이끈 것. 소인들의 호화 라이프를 꿈꾸며 ‘다운사이징’ 시술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잇자 그들이 떠난 자리는 폐가가 되고, 개인 소비는 수십억 달러가 줄어든 것이다. 이뿐 아니라 건축, 자동차, 주택, 방위 사업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경제 성장률이 하락세를 기록하게 된다.
이에 대인들은 소인들이 해야 할 의무까지 자신들이 짊어져야 한다는 억울한 감정이 북받치게 되고, 소인들이 누려야 할 권리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에 이른다. 이렇듯 대인과 소인 사이에 국민으로서의 권리와 의무에 대한 찬반 논란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다운사이징’ 시술을 악용한 사건들이 수면 위로 떠 오르면서 세상은 혼란 속에 빠지게 된다.
<다운사이징>은 1월 11일 개봉한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