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노조는 사측이 제시한 임금 동결·삭감 등 자구안에 대해 만성 적자인 중국 공장 문제 처리와 총 3조9,000억원의 부채 해결이 먼저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문제를 처리하지 않고 임금삭감을 하면 향후 다시 워크아웃 등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정부와 채권단이 나서라는 것이다. 노조는 채권단의 실사 내용도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임금삭감 등 사측이 제시한 자구안에 합의할 수 없다며 채권단의 26일 결정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노조의 생산성이나 회사 실적 등이 경쟁업체에 비해 뒤처지기 때문에 임금삭감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금호타이어의 생산성이나 제품이 특별히 좋은 것도 아닌데도 임금은 과도한 수준”이라면서 “급여를 깎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호타이어는 지난 2015년 이후 영업이익이 반 토막 나고 순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 509억원의 영업적자와 59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급여가 미지급될 정도로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처해 있지만 노조는 파업도 불사할 태세다. 금호타이어의 2016년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전년 대비 15% 늘어난 6,900만원으로 국내 타이어 3사 가운데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처럼 높은 인건비로 인해 노조가 해결하라고 요구하는 중국 공장에 비해 국내 공장의 원가경쟁력이 더 떨어진다. 2017년 기준 국내 공장의 인당 인건비가 100이라고 하면 중국 공장의 인건비는 23에 불과하고 총제조원가도 한국 공장이 100일 때 중국 공장은 80이다.
노조의 부채탕감 요구에 대해서도 채권단 관계자는 “이자를 낮춰주는 것만으로도 채권단으로서는 엄청난 희생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회사가 살 수 있는 방향으로 노조와 임금삭감과 부채탕감 등의 문제를 같이 맞춰봐야 한다”고 밝혀 노조가 임금삭감을 받아들일 경우 채권단도 일정 부분 지원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채권단이 단기채무 1조3,000억원의 상환 연장 여부를 결정할 26일이 금호타이어 운명의 날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상화 방안으로는 채권단 자율협약 체제 유지, 프리패키지드 플랜(P플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전제조건인 이해관계자의 고통분담 문제를 해결하기까지 당분간 진통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