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2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8일 “가상통화 취급업소(거래소) 폐쇄 등을 포함한 모든 가능한 대안을 검토하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최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가상통화 취급업소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체계가 사실상 부재한 상황에서 가상통화 취급업소에서 어떠한 일들이 발생하고 있는지 어느 누구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금융 당국은 우선 은행을 중심으로 가상화폐 거래 단속에 나선다. 최 위원장은 이날 “가상통화 거래는 익명성과 비대면성으로 인해 범죄·불법 자금의 은닉 등 자금세탁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범죄·불법 자금의 유통을 방지하는 문지기로서 역할을 적극 수행해야 할 은행이 오히려 이를 방조하고 조장하고 있다”고 정면 비판했다.
금융 당국은 이날 가상화폐 거래소에 가상계좌를 제공하고 있는 농협·기업은행 등 6개 은행에 대한 현장점검에 착수했다. 최 위원장은 “이번 현장점검에서는 은행들이 가상통화 취급업자(거래소)와의 거래에서 위험도에 상응하는 높은 수준의 조치를 취하였는지를 중점적으로 보겠다”고 설명했다.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금융감독원은 자금세탁방지 의무 이행 여부와 실명확인시스템 운영현황을 집중 점검한다. 이를 위해 가상화폐 거래소에 의한 자금세탁 위험을 평가하고, 거래소 실사를 적정하게 했는지 등의 여부를 살필 계획이다. 가상화폐 거래소의 자금출처 또는 이용자 정보의 확인 등 고객확인 이행에 관한 사항도 점검한다. 고액현금이 오가는 등 의심거래의 보고도 제대로 됐는지 살피기로 했다.
실명확인시스템 운영현황도 전산시스템 구축 여부를 중심으로 점검한다. 금융 당국은 또 가상화폐 거래소가 이용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 거래를 중단하는 등의 절차를 마련, 운영하는지 살필 계획이다.
금융 당국은 ‘가상통화 관련 자금세탁방지 업무 가이드라인’을 제정하여 다음주 중에 시행할 계획이다.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에 대해서도 이달 중 지도에 나설 방침이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