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새해 첫 주인 지난 2~5일 사이 외국인 투자가들이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셀트리온(2,416억원)으로 집계됐다. 포스코(1,923억원), 삼성전자(005930)(1,862억원) 등도 상위에 오른 가운데 신라젠(215600)(770억원)도 순매수 상위 6위에 올랐다.
외국인 투자가들은 지난 한 해에도 8,091억원어치의 셀트리온 주식을 순매수한 바 있다. 업황과 향후 전망에 따라 외국인들의 투자 심리도 방향이 바뀌기 마련이지만 바이오주는 이례적으로 꾸준한 러브콜을 받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 증시의 대장주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000660)만 해도 실적 전망치 변동, 외국계 증권사들의 평가 등에 좌우되면서 지난해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각각 6조1,340억원, 1조5,708억원으로 집계된 바 있다.
바이오주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온도 차가 크다. 강양구 현대차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제약·바이오산업의 미래 가치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이뤄지고 있고 그만큼 투자 심리가 뜨겁다”며 “과거에는 국내 제약사가 신약을 개발해도 틈새시장을 노리는 정도에 그쳤지만 현재 셀트리온·신라젠 등이 개발 중인 신약은 바이오시밀러·면역항암제 등 시장 성장성이 큰 제품군”이라고 설명했다.
다음달로 예정된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 상장도 바이오주에 호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셀트리온이 현재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6%에 달한다. 셀트리온 시총은 이 날 36조7,753억원으로 현대차(33조1,515억원)를 제치고 국내 시가총액 3위에 올랐다. 이만한 덩치의 대장주가 코스피로 빠져나가면 기존의 코스닥 투자금이 여타 종목으로 분산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셀트리온 입장에서는 코스피200에 편입되면서 더 많은 투자자들이 몰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셀트리온과 셀트레온헬스케어의 영업이익이 총 1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반면 과열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셀트리온과 신라젠,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지난해 각각 109.96%, 605.56%, 145.69%나 급등했다. 대부분의 바이오 기업이 여전히 신약 개발 단계라는 점 때문에 기대감으로 인한 과열 급등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를 “비트코인과 비슷한 현상”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증시 호황기에 자금이 넘쳐나는 외국인 투자가들이 바이오를 택했고 한창 주가가 오른 후에는 유동성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폭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처럼 팽팽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당분간 바이오주가 이끄는 코스닥 상승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8일에도 코스닥은 전일보다 1.39%나 오른 839.51에 장을 마감했다. 기존 전고점인 2007년(7월12일·828.22)을 넘어서 새로운 전고점인 2002년(858.8) 수준에 빠르게 접근하는 모양새다. 코스닥 대장주이자 바이오 대표주인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도 13.34%, 7.8%씩 상승했다. 코스피도 상승 마감했지만 0.63% 오르는 데 그치는 등 코스닥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차분한 분위기다.
코스닥 시장은 1월 효과와 코스닥 활성화 방안 효과까지 겹쳐지면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대세다. 이 센터장도 “이번주 발표될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든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채워주지는 못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시장이 워낙 달아오른 탓에 어지간한 악재가 발생해도 주가가 빠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