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승 대웅제약 회장
이종욱 대웅제약 부회장
강영철 대웅제약 고문
대웅제약(069620)이 올해를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하기 위한 원년으로 정하고 대대적인 조직쇄신에 나선다. 신약 개발과 수출 확대에 주력해 앞으로 3년 내 매출 3조원대의 글로벌 바이오제약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청사진까지 내걸었다.8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003090)제약은 지난달 강영철 전 국무조정실 규제조정실장을 사장급 고문으로 영입했다. 언론인 출신인 강 고문은 2013년 풀무원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풀무원 미국법인 사장과 풀무원홀딩스 전략경영원장을 지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규제조정실장을 맡아 정부의 민간부문에 대한 규제개혁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 고문은 당초 자리를 고사했으나 윤 회장의 거듭된 요청 끝에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풀무원 미국법인장 등을 역임해 해외 경험이 풍부하고 윤리경영 전문가로도 꼽히는 만큼 대웅제약의 전반적인 글로벌 경영전략과 국내외 영업활동에 대대적인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강 고문이 대웅제약 본사나 계열사의 차기 대표이사로 내정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의 대표적인 장수 최고경영자(CEO) 로 불리는 이종욱 부회장의 거취에도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06년 유한양행에서 대웅제약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2015년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등 12년 동안 대웅제약 사령탑을 맡아왔다. 하지만 올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연임 대신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대웅제약의 대대적인 조직쇄신은 윤재승 회장이 회장 자리에 오른 2014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한 윤 회장은 임직원 직급체계를 ‘본부장-팀장-팀원’으로 간소화한 직무급제를 업계 최초로 도입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초기에만 해도 임직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잇따라 나오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역량을 갖춘 직원에게 파격적인 승진 기회를 제공하면서 지금은 본부장급 임원의 절반 이상을 40대가 차지할 정도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 회장은 올해 조직쇄신에 더욱 박차를 가해 창사 이래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원년으로 삼을 계획이다. 관건은 사운을 걸고 개발한 보툴리눔톡신(일명 보톡스) ‘나보타’의 미국 및 유럽 출시다. 미국은 올 상반기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앞두고 있고 유럽은 올 하반기께 승인이 예상된다. 세계 최대 의약품시장인 미국은 40억달러 규모인 글로벌 보툴리눔톡신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나보타로만 연간 8,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윤 회장은 ‘글로벌 대웅’을 위해 올해 조직쇄신과 인력개편을 가속화하고 오는 2020년까지 연매출 3조원의 글로벌 50대 제약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내걸었다. 국내 1위 제약사인 유한양행의 연매출이 1조5,000억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공격적인 목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윤 회장 취임 이후 달라진 기업문화로 인해 대웅제약의 미래를 걱정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지만 신약 개발과 실적 개선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일단 합격점”이라며 “추후 개발 중인 신약이 얼마나 상용화에 성공하느냐와 경쟁사와 소송 중인 ‘나보타’의 미국시장 성적표가 윤 회장의 경영능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