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미 엘살바도르 출신의 4세 어린이가 8일(현지시간) ‘임시보호 지위’(TPS·Temporary Protected Status) 갱신 정책을 유지시켜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로스엔젤레스=AP연합뉴스
20년 가까이 합법적으로 미국에 머물러 온 엘살바도르 출신 이민자들이 대거 추방될 운명에 처했다.
미 국토안보부는 8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 출신 이민자들에 대한 ‘임시보호 지위’(TPS·Temporary Protected Status) 갱신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TPS 제도를 활용해 미국에 체류하는 엘살바도르 출신은 25만 명으로 추정된다.
TPS는 대규모 자연재해나 내전을 겪은 특정 국가에 대해 인도적 차원에서 임시 체류를 허용하는 제도다. 2001년 대규모 강진 피해를 본 엘살바도르 국민도 TPS를 활용해 미국으로 대거 이동했다.
역대 미국 정부는 관행적으로 시한을 연장해줬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대상자를 최소화하거나 아예 폐지한다는 입장이다. 커스틴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은 “엘살바도르는 지진으로 파괴된 기간시설을 상당 부분 복구했고 국제지원도 많이 받아왔다”며 “2001년 지진 피해를 이유로 TPS 연장을 정당화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당초 엘살바도르 출신 이민자들의 TPS는 오는 3월 만료될 예정으로, 18개월의 유예기간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다른 비자를 발급받거나, 그렇지 못하면 내년 9월까지 미국을 떠나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TPS 중단 조치는 이번이 4번째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수단, 아이티, 니카라과 출신 이민자들의 TPS 지위를 차례로 종료하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번 조치는 가난한 소국 엘살바도르 경제에도 직격탄을 가할 것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엘살바도르 출신들은 주로 저임금 노동에 종사했고, 이들이 본국으로 송금하는 달러화는 엘살바도르 경제에 ‘자금줄’ 역할을 해왔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