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야권 “작년 물가상승률 2,616%...올해 더 심할 것”

베네수엘라에서 살인적인 물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9일 현지 일간 엘 우니베르살에 따르면 야권이 장악한 국회 재정위원회(AN) 소속 라파엘 구스만 의원과 호세 구에라 의원은 8일(현지시간) 지난해 연간 누적 물가상승률이 2,61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작년 12월 한 달 동안 기록한 물가상승률은 85%였다. 통상 초인플레이션 여부를 가늠하는 기준은 50%다.


구에라 의원은 “12월 한 달간의 물가상승률만 전체 중남미 국가의 물가 상승률을 합한 것보다 높았다”며 “올해 1월 들어서도 18%의 물가상승률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올해는 더 심해져 물가상승률이 1만4,000%에 이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연초부터 최저임금을 40% 인상했지만 이는 암시장 환율로 2달러를 약간 웃도는 수준에 불과하다. 베네수엘라 볼리바르 화는 지난 한 달 동안 달러 대비 가치가 35% 하락했다.

베네수엘라 정부가 최근 2년 동안 물가상승률과 국내총생산(GDP) 관련 자료를 일체 공개하지 않는 가운데 지난해 통화공급량이 1,000% 이상 늘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살인적인 물가상승과 생필품 부족현상이 미국과 야권이 정부를 전복시키기 위해 벌인 경제전쟁 탓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엄격한 통화·물가 통제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