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북핵 이어 대만 국가 인정 놓고 또 충돌…점입가경 G2갈등

美 하원 '하나의 中' 위배 법안 통과
中은 대만 상륙 가정 훈련 무력시위

연초부터 무역·북핵 등을 놓고 전방위에서 충돌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대만 문제에서 맞붙었다. 미국이 대만을 사실상 국가로 인정하는 법안들을 9일(현지시간) 하원에서 통과시키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협한 가운데 중국은 대만 상륙을 가정한 대규모 실전훈련을 벌인 사실을 공개하며 무력시위에 나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하원은 이날 ‘대만여행법(HR 535)’을 통과시켜 지난 1979년 이후 유지해온 내각 고위급 인사의 대만 방문 제한조치를 해제했다. 이는 중국을 의식해 미국재대만협회(AIT) 등 민간기구를 통한 비공식 채널만 유지해온 기존 외교방침을 수정한 것이다. 해당 법안은 상원 통과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절차를 무난히 거친 뒤 조만간 발효될 것으로 보인다. 하원은 이와 함께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대만이 옵서버 자격을 획득하도록 미 국무부가 나서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도 통과시켰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에서 중국 견제를 위해 “대만과 강력한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히며 대만의 외교적 지위 격상을 예고한 바 있다.

미국이 대만과의 관계 강화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중국은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 수위를 연일 높이고 있다. 10일 홍콩 동방일보는 인민해방군 해군육전단(해병대) 소속 여단이 3일 광둥성 서부 루이저우 반도의 잔장 군항 등에서 대만 상륙을 가정한 실전훈련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이번 훈련은 2016년 5월 차이잉원 총통 취임 이후 대만과 긴장관계를 고조시켜온 중국이 또 다른 차원에서 대만을 압박하기 위해 전개한 것이라고 동방일보는 분석했다. 이어 4일에는 중국의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함 함대가 칭다오항에서 출발해 대만 동부를 돌아 남중국해로 향하며 항해했다. 이는 대만을 포위하는 항로다. 이 과정에서 훙(H)-6폭격기, 윈(Y)-8수송기 등이 대규모 장거리 비행훈련도 실시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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