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참모진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새해 국정운영 구상이 담긴 신년사를 경청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당분간 2기 내각 개편은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특히 노동시간 단축에 대해 문 대통령은 “우리의 삶을 삶답게 만들기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규정했다. 또한 “장시간 노동과 과로가 일상인 채로는 삶이 행복할 수 없다”며 “노동시간 단축과 정시퇴근을 정부의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이 같은 정책들이 모든 경제주체의 참여와 협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정부가 사회적 공감대를 충분히 마련하기 전에 독단적으로 끌고 가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국회도 노동시간 단축입법 등으로 일자리 개혁을 이끌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에 대해 문 대통령은 “일자리를 줄일 것이라는 염려들이 있는데 우리나라도 최저임금 두자릿수 인상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과거에 여러 번 있었던 일”이라고 환기했다. 이어서 “국내의 전례도 그렇고 외국의 연구결과도 그렇고 그것이 일시적으로 일부 한계기업의 고용을 줄일 가능성은 있지만 정착되면 오히려 경제가 살아나고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것이 대체적인 경향”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문 대통령도 올해에는 최저임금 인상이 상당히 높게 이뤄져 그에 대해 1월에 다소 혼란스러운 일이 있을 수 있다고 걱정했다. 특히 한계기업이나 아파트 경비원, 청소원, 취약계층 등의 고용이 위협받을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청와대부터 직접 점검하면서 최선을 다해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업자·소상공인의 부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정부가 만들어놓은 대책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이용하기만 하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확보한 3조원의 일자리안정자금 예산을 통해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최저임금 인상 부담분이나 사회보험 부담을 지원하고 4대 보험료 세액공제 혜택도 준다며 현재 시행 중인 정책들을 소개했다. 후속으로 “사회보험 바깥에 머무는 노동자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이제 과제”라며 “그분들이 제도권 속에 들어와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신년사에서는 청년 인구구조 변화 및 일자리 문제도 강조됐다. 문 대통령은 “취업시장에 진입하는 20대 후반 청년 인구는 지난해부터 2021년까지 39만명 증가했다가 2022년부터는 정반대로 빠르게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앞으로 3~4년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청년 일자리 문제를 국가적인 과제로 삼아 앞으로도 직접 챙기겠다”고 밝혔다.
전 세계 평균 성장률인 4%와 비교할 때 한국이 성장률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기자회견에서 나왔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이제는 2%·3%대의 성장을 우리의 새로운 노멀(normal)한 상태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잠재성장률을 최대한 높여 실질성장률을 잠재성장률에 부합하게 만드는 게 목표”라고 답했다. 덧붙여서 “지난해에는 3.2% 성장률을 이뤘을 것으로 잠정 판단하고 있는데 새해에도 3% 성장은 지속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보충 답변에서 민간이 제안하는 부문을 정부가 지원하는 사업주체별·사업별 전략이 현 정부의 성장전략이라고 소개하며 스마트시티·자율주행차·드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기업들이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