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2018]손영권 '디지털 콕핏' 내놓자마자 계약…"삼성-하만 시너지 기대 이상"

"미래 차량, 모든 것과 연결돼야"
자율주행 플랫폼 드라이브라인 등
인내심 가지고 전장사업 키울 것

손영권(오른쪽) 삼성전자 최고전략책임자(CSO) 사장과 디네시 팔리왈 하만 최고경영자(CEO)가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하드록호텔 하만 부스에서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하드록호텔에 마련된 하만 부스에서 회사 관계자가 마세라티 차량에 적용된 디지털 콕핏을 시연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10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8이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삼성전자(005930)가 인수한 전장 업체 하만은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를 여러 개 보유한 기업답게 하드록호텔에 비공개 부스를 차렸다. 사전에 예약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만 문을 열어줬다.

부스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고급 마세라티 오픈카 2대. 삼성전자와 하만이 한 대에 약 2억5,000만원을 주고 사들인 차량이다. 삼성전자는 하만과 공동 개발한 ‘디지털 콕핏’을 적용하기 위해 이들 차량을 샀다. 미국에서 공수한 마세라티 차량은 서울 우면동 R&D센터에서 변신을 마친 후 다시 미국으로 왔다.

디지털 콕핏은 12.3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12.4인치 플렉시블 OLED, 28인치 퀀텀닷디스플레이(QLED)로 외형을 구성했고 삼성 갤럭시 시리즈의 사용자경험(UX)과 인공지능(AI) 비서 빅스비가 탑재됐다. 목소리만으로 누가 운전석에 앉았는지 구분해 맞춤형 일정을 알려준다. 일정 차 향할 목적지는 자동으로 내비게이션과 연결돼 설정된다.


이날 공개한 디지털 콕핏은 삼성전자와 하만이 미래 핵심 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전장 사업의 첫 결과물이다. 손영권 삼성전자 최고전략책임자(CSO) 사장은 하만 부스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삼성전자가 1980년대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첫발을 내디딘 후 지금 수준으로 발전하기까지 그랬던 것처럼 인내심을 가지고 전장 사업을 키워 나가겠다”고 밝혔다. 손 사장은 삼성의 미래 먹거리 발굴을 책임지는 인물이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 있던 삼성전략혁신센터(SSIC)가 전사 조직으로 편재되면서 업무 영역이 대폭 확대됐다. 하만의 이사회 의장도 맡고 있다.

손 사장은 “미래 차량은 이제 더 이상 외딴 섬이 아니고 모든 것과 연결돼 있어야 한다”면서 “마치 스마트폰이 늘 연결돼 있는 것처럼 자동차도 항상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동차가 완전한 개인 독립 공간으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 연결을 통한 외부와의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하만의 전장 분야에 대한 이해와 삼성이 가진 기술력이 결합돼 시너지가 극대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시장 곳곳에는 피아트크라이슬러(FCA)그룹·페라리 명찰을 찬 완성차 업체 관계자들이 하만 직원들로부터 브리핑을 듣고 있었다. 디네시 팔리왈 하만 최고경영자(CEO)는 “삼성과 하만의 협업이 우리의 기대를 뛰어넘고 있다”며 “벌써 완성차 업체 한 곳과 디지털 콕핏 계약을 했다”고 깜짝 발표했다.

손 사장은 삼성전자가 이번에 공개한 자율주행 플랫폼 ‘드라이브라인(DRVLINE)’에 대해서도 “우리가 장기적으로 전장 분야에서 강한 의지를 가졌다고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전장 사업 분야에서의 경쟁력 강화가 지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율주행은 하나의 회사, 하나의 고유 기술만으로 이뤄지는 게 결코 아니다”라면서 “오픈 플랫폼인 드라이브인을 통해 한층 발전된 자율주행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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