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압박에 되레 공급 부족 심화...재건축 외 일반 아파트 동반 상승

계속되는 강남 집값 폭등세
오름세 광진·성동구 확산
"집 판 사람만 바보 된 꼴"

“‘잠실 주공5단지’가 최근 한 달 동안 1억원 정도 올랐는데 현장에서 저희가 볼 때도 가끔 무섭다는 것을 느낄 정도입니다. 재건축뿐만 아니라 삼성동 개발 같은 호재가 있으니까 인근의 엘스·리센츠·트리지움 같은 일반 아파트 모두 급등세입니다. 정부가 꺼낸 여러 대책을 시장에서는 무서워하지 않는 분위기가 더 강해지는 거 같습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A공인 관계자)

정부가 8·2부동산대책을 포함한 부동산 시장 규제를 수차례 꺼내 들었지만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는 먹혀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규제가 나오면 일시적인 소강상태를 보인 뒤 또다시 급등하는 형국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집값 상승의 진원지로 지목되는 재건축아파트뿐만 아니라 일반 아파트까지 동반 상승하고 강남의 오름세가 광진구·성동구 등으로 퍼져가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서울 집값의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1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서초구·송파구·강동구 등 강남 4구의 아파트 매매 값은 지난주보다 0.65% 상승했다.

특히 송파구(1.10%)는 주간 상승률이 1%가 넘어갈 정도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재건축 호재가 잠실 주공5단지 값을 올리고 이 오름세가 일반 아파트 값까지 전해져 동반 상승하는 모습이다. 송파구 잠실동의 D공인 관계자는 “‘잠실 5단지’ 전용 76㎡가 최근 19억원까지 호가한다”면서 “잠실 엘스도 같이 올라 전용 84㎡(공급면적 111㎡)가 8·2대책 직전 14억원선에서 현재 17억원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이번주 0.70% 오른 강남구의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분위기가 우세한 가운데 전용 76㎡의 호가는 최근 15억원까지 올랐다. 8·2대책 직전 13억원선에 있던 것들이다. ‘래미안대치팰리스’도 전용면적 91㎡가 지난해 말 18억5,000만원에서 최근 21억원을 호가한다.

시장에서는 이런 상승세가 정부 정책의 부작용이라는 지적이 크다. 즉, 현재 아파트 값 상승은 공급 부족이 큰 원인으로 꼽히는데 정부가 8·2대책에서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등을 꺼내 이를 심화시켰다는 비판이다. 양도세 중과 등으로 앞으로 서울의 공급 부족은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 역시 많다. 이에 서울 아파트의 가격 상승세는 지속할 것이라는 확신에 찬 전망이 시장에 많아지면서 매물 부족을 더하는 모양새다.

게다가 정부가 단기간에 수많은 대책을 쏟아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자 정부 정책의 신뢰가 떨어진 것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따라 집을 판 사람만 바보가 된 꼴”이라면서 “정부가 수많은 대책을 내놨지만 별다른 효과를 못해 앞으로 어떤 대책을 내놔도 집값 상승세는 막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많아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서울 아파트 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정부가 지난해 너무 많은 대책을 꺼내놔 당장 가동할 수 있는 대책이 많지 않다”면서 “앞으로 서울 집값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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