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최 전 차장을 국정원법상 직권남용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검사장을 지낸 검찰 고위간부 출신인 최 전 차장은 이로써 서울대 법대 84학번 동기이자 개인적으로 절친한 사이라 알려진 우 전 수석과 나란히 재판을 받는 상황을 맞았다.
최 전 차장은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이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과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들을 뒷조사한 뒤 우 전 수석에게 보고하는 과정에서 이를 승인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박근혜 정부에서 작성·관리된 문화예술인 지원배제 명단(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국정원에 명단을 작성케 하고 이를 문체부에 통보해 실행하도록 한 혐의도 받는다.
다만 검찰은 우 전 수석에게 적용한 진보성향 교육감들에 대한 뒷조사, 과학기술계 블랙리스트 관리 등 혐의는 최 전 차장에게는 적용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이는 비선 지시로 이뤄진 것이 아니고 청와대와 국정원 간의 정식 지시·보고체계를 따른 것”이라고 사유를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국정원에서 지시를 받을 때는 2차장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고, 국정원에서 청와대로 보고하는 단계에서 일부 보고받은 사실은 확인됐으나 아주 일상적인 보고 절차라 직접 관여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부연했다.
앞서 검찰은 블랙리스트 기획·실행과 각종 정치공작·불법사찰 등에 관여한 혐의로 추 전 국장과 우 전 수석을 구속기소 했다. 검찰은 최 전 차장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한 차례 청구했으나 지난해 12월 2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당시 법원은 “수사진행 경과, 피의자의 주거와 가족관계, 소명되는 피의자의 범행가담 경위와 정도 등에 비춰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