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상경, 김옥빈, 최무성, 최귀화, 김병철 /사진=지수진 기자
11일 오후 2시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1급기밀’(감독 홍기선)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자리에는 배우 김상경, 김옥빈, 최무성, 최귀화, 김병철이 참석했다.
‘1급기밀’은 국가라는 이름으로 봉인된 내부자들의 은밀한 거래를 폭로하는 범죄실화극. ‘1급기밀’은 ‘이태원 살인사건’, ‘선택’에 이은 고(故) 홍기선 감독의 사회고발 3부작 마지막 작품이다.
‘1급기밀’은 1997년 국방부 조달본부 외자부 군무원의 전투기 부품 납품 비리 폭로와 2002년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외압설 폭로, 2009년 MBC ‘PD수첩’에서 방영된 해군장교의 방산비리 폭로 등 실제 사건들을 모티브로 했다.
이날 고 홍기선 감독을 대신해 무대에 오른 이은 감독은 “고 홍기선 감독을 대신해 지난 6월부터 후반작업을 맡아 작업했다”며 “이 영화의 감독은 홍기선 감독님이시다. 하지만 그 분께서 부탁을 해주셔서 후반 작업을 하게 됐다. 홍 감독님이 이번 영화까지 상업영화로는 4번째 작품을 하셨다. 맨 마지막 작품의 후반 작업을 못하고 가신 게 안타까워서 후반작업을 하게 됐다. 홍 감독님이라면 어떻게 이 작품을 마무리 하셨을지 고민하며 작업했다”고 밝혔다.
고 홍기선 감독은 ‘1급기밀’의 모든 촬영을 마친 후 마무리 작업을 다 하지 못한 채 지난 2016년 12월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고 홍기선 감독에 대해서는 “처음에 독립영화 ‘가슴에 돋는 칼로 슬픔을 자르고’로 인연을 맺었다. 홍 감독님을 생각하면 내가 후배인데도 안쓰러운 생각이 든다. 상업영화 시장은 특별한 경쟁력이 요구되는데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셨다”며 “작품의 편수를 떠나 독립영화 때부터 충무로에서 4편의 영화를 만든 과정까지가 한국영화 100주년 영화사에서 리얼리즘 감독이라고 추억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강혁 총괄프로듀서는 “홍 감독님께서 박대기 선생님에 대한 기사를 보고 이야기를 생각하셨다. 전투기 내부고발에 대한 이야기, PD수첩에서 다룬 이야기까지 세 가지의 이야기를 영화에 담았다”며 “진실에 가깝게 다가갈수록 두렵더라. 저희는 솔직하고 진실되게 담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또한 “쌀집 아저씨 같았다. 소외된 계층에 대해 많이 생각하시던 분이었다”고 덧붙이며 고인을 기렸다.
배우 김상경, 김옥빈, 최무성, 최귀화, 김병철 /사진=지수진 기자
극 중 항공부품구매과 중령 박대익 역을 맡은 김상경은 “시나리오에 힘이 있었다. 맨 처음에 감독님을 보고 너무 편안한 옆집 아저씨 같아서 당황했다”며 “현장에서 항상 열심히 하셨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촬영하는데 연세가 있으셨음에도 앉아계시지 않고 계속 돌아다니시며 애착을 보이셨다”라고 홍기선 감독의 생전 모습을 그리워했다.
탐사보도 전문기자 김정숙으로 분한 김옥빈은 “MBC 최승호 PD님을 만나 제보를 받았던 순간의 심정과 과정을 전해 들었다. 쉽지 않았던 것 같다. ‘군피아’라고 할 만큼 강력한 압박과 제제를 받았다고 하더라. 제보자는 집에 제대로 못 들어갈 정도로 미행도 붙었다고 했다. 이 사건에 대한 태도를 바로잡게 됐다”고 역할 도움을 받았던 과정을 떠올렸다.
홍 감독의 생전 모습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촬영하며 좀 더 잘해드렸어야 했는데 아쉽다. 대사를 바꾸는 과정에서 감독님을 답답해하면서 화 아닌 화를 냈었다. 너무 죄송한 생각이 들었다. 왜 감정을 섞어서 얘기했을까 싶었다”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어 “이 영화가 끝까지 완성돼 나와서 너무 기쁘다. 하늘에서 감독님이 기뻐하실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그는 “이런 소재의 영화가 많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수의견’은 나중에 배급사도 바뀌고 2년간 묵혔다 나와서 아쉬웠다. 영화가 개봉하고나서 보니 너무나 괜찮다고 생각했다. 실화 소재의 영화가 나오는 것에 있더서 정부에 눈치를 보는 경우가 이제는 없을 거라 생각한다”며 “긴 시간을 기다렸지만 나는 오늘 영화를 보고 너무 좋았다. 기다린 시간만큼 완성도도 높게 나온 것 같아 행복하다”고 말했다.
배우 김상경, 김옥빈 /사진=지수진 기자
최무성은 전투기 추락 사건을 은폐하려는 군수본부 외자부장 천장군 역을 맡아 연기했다. 최무성은 “내가 좋아하는 미드 중에 한 작품이 있다. 그 작품에서 악인이 죽으면서 통쾌함을 느끼게 한다”며 “‘1급비밀’도 사회적으로 속 시원하게 긁어주는 게 있는 것 같다. 악역이 당할 때 보는 사람이 시원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최대한 그런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악역을 연기했다”고 전했다.
천장군의 오른팔 남선호 역을 맡은 최귀화는 “산업기능요원으로 군복무를 했다. 그래서 이번 작품을 할 때 부담감이 있었다”라며 “군 장성까지는 잘 몰랐다. 구체적으로 캐릭터를 연기할 때 지인분께 연락해서 도움을 받았다”라고 캐릭터를 잡아간 과정을 밝혔다. 이어 “남선호도 가공의 인물인 것 같지만 어떤 집단이든지 있는 인물이겠다. 최대한 제 모습을 담아내려 했다”고 덧붙였다.
항공부품구매과 실세 황주임으로 분한 김병철은 “악행이 너무 당연하고 거기에 젖어있는 것이 잘 드러나도록 연기하려 했다”라며 “그게 흔들릴 때 당황하는 모습까지 보여주려 했다. 악행에 젖어있는 모습을 살려보려 했다”고 전했다.
한편 ‘1급기밀’은 1월 24일 개봉한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