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이 결정된 후 6개월이 지난 지금. 적지 않은 전문가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을 지상명령처럼 여기고 있다. 여기저기서 “일자리를 잃었다” “사람을 못 쓴다” 등 예견됐던 무수한 부작용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지만 정부는 그저 일부 사례로 치부해버리고 만다. 때로는 부작용과 부조리 등을 무시한 채 긍정적인 면만 강조한다.
12일 서울경제신문에 “최저임금이 가져온 4가지 역설, 신규 가입자 50% 경감에…‘적자 위험’ 건보 재정 더 악화” 기사가 나간 후 보건복지부는 간단한 설명자료를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일자리안정자금 지원과 관련한 건강보험료 경감으로 신규 직장가입자가 늘어나게 될 것이기 때문에 경감 조치가 건보 재정에 마이너스 요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주요 내용이었다. 건보공단이 재정 악화를 우려해 50%가 아닌 30% 경감을 정부에 건의했지만 묵살됐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복지부의 논리는 건보료를 내지 않던 피부양자가 직장가입자가 돼 50%의 보험료라도 낸다면 재정에는 보탬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원래 그들에게 부과해야 할 보험료는 100%라는 점에서 보면 분명 마이너스다. 부유한 지역가입자가 직장가입자로 전환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법이 정한 대로 소득을 신고하고 작년에 100%의 보험료를 다 낸 근로자와 사용자는 올해도 경감을 못 받고 100%를 모두 내야 한다. 물론 전체가 그렇다 할 수는 없겠지만 소득신고 등을 누락해 불법으로 보험료를 내지 않은 사용자·근로자에 부과되는 건보료는 지난해 0원, 올해 50%다. 최저임금 인상을 위해서라면 이 정도의 불합리에는 눈감는 게 현 정부다. /jh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