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하루에 4잔 넘게 마시는 사람은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위암 발생률을 높이는 장상피화생(腸上皮化生)이 생길 위험이 14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윤창호 경북대 의학전문대학원 가정의학교실 교수팀은 이런 내용을 담은 논문을 대한가정의학회 학술지에 발표했다.
위 점막층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감염되거나 흡연, 짠 음식 등으로 계속 자극을 받으면 두께가 얇아진다. 이런 위축성 위염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위 점막이 장 점막처럼 변하는 장상피화생이 광범위하게 일어난다. 결국 위산 분비가 줄어 각종 세균이 증식하기 쉬워져 어디서나 암, 암 전단계 종양인 선종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
윤 교수팀은 지난 2013년 지역 종합병원 건강증진센터를 방문해 위 내시경 검사를 받은 사람 중 설문조사 결과가 남아 있는 성인 881명의 커피 섭취와 장상피화생 발병의 관계를 분석했다. 위 내시경 검사 결과 위 점막에 흰색 반점·판(plaque)이 있거나 흰색으로 균일하게 변색된 경우 장상피화생으로 진단했다. 하루에 커피를 4잔 넘게 마시는 사람은 10.1%, 3~4잔은 17.7%, 1~2잔은 62%, 마시지 않는 사람은 10.2%였다.
하루 4잔 넘게, 3~4잔, 1~2잔 커피를 마시는 사람의 장상피화생 진단율은 20.2%, 14.1%, 7.7%로 마시지 않는 사람(2.2%)의 9.2배, 6.4배, 3.5배였다. 커피에 포함된 카페인은 위산 분비를 촉진해 위궤양, 역류성 식도염 등 위장관 질환에 영향을 미친다. 커피를 4잔 넘게 마시는 그룹에서 흡연자는 46.1%로 커피를 마시지 않는 그룹(15.6%)의 3배가량 됐다.
장상피화생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나이, 흡연, 음주, 위축성 위염 여부를 보정했더니 하루 4잔 넘게, 3~4잔 마시는 경우 장상피화생 발생 위험이 마시지 않는 사람의 13.9배, 9.5배나 됐다. 4잔 넘게 마시는 경우 여과 커피가 16.6배로 인스턴트 커피(12.8배)보다 장상피화생 발생 위험이 더 높았다.
윤 교수는 “장상피화생이 있으면 위암 발생률이 10.9배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며 “커피를 많이 마실수록 장상피화생 발생 위험도가 증가하는 기전을 밝히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