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에너지 게이지 업”...‘안나 카레니나’ 인간성에 대한 예술적 통찰 담은 러시아 뮤지컬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의 역사적인 전 세계 라이선스 초연이 드디어 국내 취재진에게 모습을 공개했다.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는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의 불세출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안나’라는 한 여인의 이야기를 소재로 삼아 시대를 관통하는 가족과 사랑 등 인류 본연의 인간성에 대한 예술적 통찰을 담아낸 작품이다. 러시아에서 가장 주목 받는 뮤지컬 프로덕션 ‘모스크바 오페레타 씨어터’의 세 번째 작품이다.

/사진=조은정 기자
12일 오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연출 알리나 체비크)의 프레스콜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현장에 참석한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의 연출가 ‘알리나 체비크’(Alina Chevik)는 “러시아의 뮤지컬이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라이선스 제작 공연되는 거라 많이 긴장된다. “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각 나라의 뮤지컬이 작품마다 다른 것처럼 러시아만의 스타일이 있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제작사 마스트엔터테인먼트 김용관 대표는 “러시아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가 한국에서 공연하는 것도 최초지만 러시아 전체로도 뮤지컬이 해외로 나간 첫 케이스”라고 밝히며 첫 러시아 뮤지컬이 한국에서 공연되는 의미를 짚었다.

알리나 체비크 연출가는 치밀하고 촘촘한 캐릭터와 세밀하게 그려낸 화려한 러시아 귀족 상류사회를 배경으로 ‘안나’를 비롯한 여타 등장인물들의 삶을 농밀하게 표현하는 동시에, ‘안나’의 삶을 주제로 ‘인간’에 대한 고찰을 더했다. 안나는 완벽한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공허함과 외로움을 품고 있는 복합적인 캐릭터이다.

다양하게 해석되는 안나란 인물의 마지막 선택에 대해 연출가는 “’여주인공을 비난하느냐?‘라는 질문을 제일 많이 듣는다. 그에 대한 답은 하고 싶지 않다. 작품을 보는 관객들에게 드려야되는 질문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작품의 타이틀 롤을 맡은 정선아 역시 “마지막에 안나가 열차에 몸을 던지는데, 특히 그 장면을 집중해서 연기한다. 관객들에게 행복과 사랑, 미래, 죽음에 대한 물음표를 남겨주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관객들에게 행복과 사랑, 미래, 죽음에 대한 물음표를 남겨주고 싶다”고 바람을 전하기도. 그렇기에 “다른 뮤지컬에서는 느끼지 못한 아픔과 고통, 행복을 ‘안나 카레니나’를 통해 느끼길 바란다”고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의 특별한 음악 역시 기대를 모은다. 클래식부터 락, 팝, 크로스오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40여 곡의 넘버로 구성됐다. 특히 오케스트라가 빚어내는 클래시컬한 선율뿐만 아니라 관객의 귀를 단숨에 사로잡는 전자 악기의 콤비네이션은 배우들의 감정을 촘촘히 담아낸다.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의 대서사시의 배경이 될 무대는 2.5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기차 세트를 비롯해 초대형 LED 스크린을 장착했다. 아름다운 무대와 비되는 주인공들의 가슴시린 사랑은 여타의 뮤지컬과는 달랐다.

연출가는 “안나와 브론스키의 사랑은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만약 그들이 살아남아서 사랑을 나눴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해지는데, 안나와 브론스키의 삶과 선택은 끝으로 가는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뮤지컬의 특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연출은 “러시아 뮤지컬은 신나고 즐거워하는 신보다는 괴로워하고 고통스러워하는 장면이 많고 관객들이 그런 장면을 좋아한다. 이번 무대에서도 그런 걸 이끌어내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 “고 전했다.

그가 강조하는 건 무대에서 연기를 한다기보다도 ‘여기서 산다는 것’을 관객들이 보고 느끼게 하는 거였다. 이어 “실제로 배우들은 사랑하고 울고 괴로워한다. 그게 무대 밖 사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고 덧붙였다.

/사진=조은정 기자
러시아 뮤지컬의 정서를 잘 담아내기 위한 배우들의 노력도 돋보였다. 정선아는 “연출가님이 불타는 사랑을 표현하면서 잘 모르냐고 하더라”면서 “게이지를 올리기 위해 연습 때 노력했다”고 전했다.

또한 매력적인 외모의 전도유망한 젊은 장교로 ‘안나’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는 ‘브론스키’ 역 이지훈은 “러시아 작품이 한국에서 처음 선보이는데 우리 ’안나 카레니나‘가 첫 단추가 잘 꿰어졌다고 생각한다”고 첫 공연에 대한 만족감을 보였다.

한편,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는 1월 10일부터 2월 25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배우 옥주현, 정선아, 이지훈, 민우혁, 서범석, 최수형, 기세중, 이지혜, 강지혜, 소프라노 강혜정, 김순영 등이 출연한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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