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아파트를 장만해 결혼생활을 시작했다고 밝힌 A씨는 최근 서울경제신문에 자신의 사연을 소개했다.
그는 집값이나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없어 안정적인 주거를 위해 개인저축과 디딤돌대출로 주택을 구매했으나 지난해 심상치 않게 오르는 주택 가격을 보면서 강남에 투자한 주변 지인들을 보며 불안함과 부러운 마음을 동시에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팔릴 때마다 호가가 1억원씩 치솟는 상황을 보며 구매의사를 접었으나 강남 집값을 잡을 수 있다는 정부의 자신감에도 불구하고 계속 오르는 집값을 보고 결국 신혼집을 처분하고 아기를 안고 강남 부동산 시장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A씨는 끝내 강남 아파트를 사지 못했다. 살 수 있는 매물이 한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귀했고 집을 보지도 못한 채 ‘묻지마 계약’까지 하려고 했지만 계좌 입금 직전에 매물을 거둬들이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결국 A씨는 허탈한 마음에 지금까지 부동산 투자를 몰랐던 스스로를 자책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의 사례처럼 강남 집값이 연일 치솟으면서 비강남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상대적인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때마다 오히려 강남 집값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강남불패’에 대한 믿음이 더욱 공고해지는 모양새다. 박선호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은 최근 “서울 집값이 무조건 오른다는 것은 미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오히려 강남 부동산을 사야 한다는 사람들의 믿음은 강해지고 있다. 학군을 비롯한 풍부한 인프라가 잘 갖춰진 강남에 대한 수요뿐만 아니라 강남불패에 대한 믿음으로 무리를 해서라도 강남에 집을 사야 한다는 수요자들의 심리까지 가세하면서 강남 주택시장을 더욱 달구는 모양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