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하남 스타필드 전시장 모습
스타필드 고양에 마련된 BMW 전시장
현대자동차의 강남 오토스퀘어점 모습. 커피숍 형태로 전시장을 꾸며 고객과 차량 접점을 확대했다.
서울 가로수길에 마련된 르노삼성의 뉴 QM3 체험형 브랜드 스토어 ‘아틀리에 비비드 라이프 모습
캐딜락 하우스 서울에서 가수 션이 고개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고 있다.
한국토요타의 브랜드 라운지 커넥트 투 모습
여의도 IFC 몰에 마련된 마세라티 뉴 기블리 쇼룸
자동차 전시장이 고객을 찾아가고 있다. 도로 가에 있던 전시장이 대형 쇼핑몰이나 커피숍, 광장에서 문턱을 낮추고 고객과 접점을 늘리는 모습이다. 브랜드 감성을 전달하고 잠재 고객군을 늘려 판매를 늘리는 전략이다.12일 업계에 따르면 수입차 업체들은 앞다퉈 쇼핑몰에 전시장을 열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스타필드 하남 스타필드에 국내 51번째 전시장을 열었다. 벤츠가 국내 쇼핑몰에 입점한 것은 이번이 처음. 446.7㎡(135평) 규모인데 정작 차량은 두 대만 전시했다. 대신 전문 바리스타가 로스팅한 커피와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메르세데스 카페로 쇼핑몰 고객을 끌어 들이고 있다. 또 벤츠 악세서리·컬렉션 판매 공간을 마련해 브랜드 감성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BMW코리아는 벤츠보다 한발 앞서 쇼핑몰을 공략해왔다. 스타필드 하남과 고양에 BMW 시티 라운지를 운영 중이다. 하남은 벤츠보다 더 큰 960㎡(290평), 고양은 700㎡(211평) 규모다. BMW와 미니의 주요 차량을 전시하고 있다. 신형 5시리즈 출시를 앞둔 지난해 2월 하남 전시장에는 디지털 쇼룸을 통해 차량을 소개하고 상담도 진행했다. BMW는 스타필드 하남에서 서비스 체크인도 신설했다. 지하 1층 주차장 서비스 체크인에 차량을 맡기면 각종 정비를 받고 쇼핑 후 차량을 받을 수 있다. BMW의 바이크 브랜드 ‘모토라드’ 역시 2016년 5월 이천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에 ‘카페 모토라드’를 열었고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에 라이프 스타일 매장을 운영 중이다.
제네시스 역시 하남 스타필드에 제네시스 스튜디오 하남을 운영하고 있다.
새해 본격적으로 판매 확대에 나선 아우디 코리아는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 ‘아우디 MR 익스피리언스’ 부스를 마련했다. 부스 위·아래와 좌우, 바닥까지 총 5개 스크린에서 3개의 혼합현실(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을 결합한 기술)을 통해 아우디의 고성능 차 ‘RS7’ 파일럿 드라이빙 콘셉트카를 간접 체험할 수 있다. 스키점프대를 거슬러 올라가는 프로그램도 있다. 아우디가 자랑하는 ‘기술의 진보’를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충성 고객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핫 플레이스에 문화 공간으로 전시장을 만드는 곳들도 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서울 가로수길에 ‘재규어랜드로버 스튜디오’를 운영 중이다. 총 3층 규모로 1층은 유명 작가의 전시회와 차량 전시, 2층은 카페, 3층은 차량 상담 고객을 위한 공간으로 꾸며졌다. 영국 ‘이스트 런던 쇼디치 거리’의 감성을 전달하는 그래피티 아트와 쇼디치 거리 랜드마크인 컨테이너 박스 파크가 그대로 재현됐고 ‘F-타입’ 등 주요 차량도 전시한다.
캐딜락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캐딜락 하우스 서울’을 운영해 재미를 봤다. 스타일링 클래스, 인문학 강연, 명사 초청 강연을 주말마다 진행하며 캐딜락이 진행하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볼보는 ‘메이드 바이 스웨덴’으로 이름 붙은 브랜드 팝업 스토어를 지난해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앞, 부산 해운대와 센텀시티점 등에서 운영했다. 올해도 운영한다.
국내 자동차 복합 문화공간의 원조 격인 도요타의 커넥투도 빼놓을 수 없다. 2014년 10월 잠실 롯데월드몰 1층에 운영 중으로 3년 만에 방문 고객 10만명을 넘어섰다. 카페 형식으로 누구나 공간을 이용하며 전시된 차량을 둘러볼 수 있다.
국내 브랜드들도 앞다퉈 차별화된 전시장을 선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커피 전문점인 커피빈과 협업해 카페 전시장을 운영 중이다. 서울 여의도, 강남, 성내에 카페 지점이 있다. 카페 지점에서는 주요 차량 전시 및 상담, 시승도 가능하다. 르노삼성은 서울 가로수길에 QM3 브랜드 스토어를 운영했다.
전시장의 변화는 달라진 소비 패턴이 가장 큰 이유다. 과거에는 차량 정보를 자동차 전시장에서 주로 얻었다. 많은 잠재 고객이 자동차 전시장을 찾았고 차량 구입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인터넷으로 누구나 손쉽게 차량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비교 분석한다. 이렇다 보니 잠재 고객 확보를 위해 전시장이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
한층 치열해진 시장 환경도 이유다. 한대라도 더 판매하기 위한 경쟁이 전시장의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는 이제 이동수단이 아닌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게 됐다”며 “브랜드 가치가 주는 이미지 개선은 물론 생활속에 파고드는 분위기에맞춰 전시장도 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