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항쟁 도화선’으로 불린 박종철 열사의 누나 박은숙 씨는 박 열사가 숨진 서울 용산구 옛 남영동 대공분실(현 경찰청 인권센터)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박씨는 13일 서울 관악구가 서울대 인근 녹두거리의 관악구 대학5길 9 앞 골목을 ‘박종철거리’로 선포하는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이처럼 말했다.
그는 이철성 경찰청장이 옛 대공분실을 시민에게 환원하라고 요구하는 시민단체와 협의하겠다는 소식을 듣고서 “지금 들은 소식인데 감사하다”며 고마워했다.
그는 “지금까지도 대공분실이 경찰 관리하에 경찰의 인권 관련 노력을 보여주기 위한 공간으로 있는데 이제 제발 시민 품에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경찰과 직접 협의할 뜻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기념사업회가 중심이 돼 협의하게 될 것 같다고 답했다.
박씨는 “동생이 3년간 학교와 집을 오간 골목에 와보니 마음이 아프다”며 “화려해진 모습을 보니 그때 골목이 이런 모습이었다면 종철이가 새벽에 쥐도 새도 모르게 잡혀가지 않았을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최근 영화 ‘1987’ 등으로 박 열사에 대한 시민 관심이 높아진 데 대해 “종철이를 추억하고 기억해주셔서 감사하다”면서도 “추억과 기억에만 머물지 말고 참 민주화와 참 통일세상을 만들기 위해 다시 출발하자”고 힘차게 독려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박종철거리’ 선포식 행사에서 참석자들 앞에 서서 인사말을 하면서 “종철이 숨결이 느껴지는 것 같다”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행사를 마련한 유종필 관악구청장에게도 ‘박종철거리’를 만들겠다는 1년 전 약속을 지켜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