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의 타오바오 쇼핑몰 화면/블룸버그
미국 정부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타오바오 쇼핑몰을 지난해에 이어 다시 ‘짝퉁시장’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14일 중국 신랑망 등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를 가짜제품 판매와 지적재산권 침해 등을 이유로 2년 연속 악덕시장(Notorious Markets) 업체로 분류했다.
타오바오는 지난 2011년 처음으로 USTR의 악덕시장 명단에 올랐다가 짝퉁 퇴출 운동을 벌이겠다는 알리바바의 약속에 따라 이듬해 명단에서 빠졌다. 하지만 여전히 가짜제품 판매 비중이 높아 미국 산업과 소비자에게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5년 만인 2016년 다시 악덕시장 업체로 분류됐으며 지난해에도 블랙리스트 명단을 피하지 못했다.
이번에 USTR가 악덕시장 명단에 올린 업체는 알리바바를 비롯해 전 세계 온라인 시장 25개와 오프라인 시장 18개다. USTR는 타오바오가 그동안 펼쳤던 가짜 상품 퇴치 노력에도 불구하고 짝퉁 판매량이 객관적으로 감소하지 못한 점 등을 악덕시장 재지정 이유로 들었다.
일각에서는 이번 USTR의 조치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무역견제 압박의 연장선상에 해당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사실상 중국의 대표적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가 미국 대중 통상 공세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매체들은 2016년 11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알리바바가 2년 연속 공교롭게도 USTR 블랙리스트에 오른 점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중국과 미국은 지난해 8월 트럼프 대통령이 USTR에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등을 조사하도록 지시하는 대통령 각서에 서명한 후 크고 작은 통상 갈등을 빚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알리바바 자회사인 앤트파이낸셜이 미 송금회사인 머니그램에 대한 인수합병(M&A)을 시도했지만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국익침해 가능성 등을 이유로 한 거부로 무산됐다. 또 중국 최대 스마트폰 제조업체 화웨이가 시도한 미국 통신사 AT&T와의 스마트폰 판매계약 협상도 계약발표 직전 별다른 이유 없이 무산됐다.
알리바바는 이번 USTR의 조치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의 눈치를 보는 USTR의 희생양이 됐다”면서 “악덕시장 목록이 지식재산권 보호가 아니라 미 정부의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또 다른 수단이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