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화백은 ‘나의 피투성이 연인’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작가로서는 물론 아내이자 두 아들의 어머니로서도 훌륭한 삶을 살았던 작가를 이렇게 돌아봤다. “그러나 그 ‘다른 것’을 정미경은 마치 성직처럼 해내었다. 삶 자체를 사랑했고 소홀함이 없었다. 그녀가 떠나던 날 관 위에 손을 얹고 두 아들이 말했다. 엄마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엄마가 삶으로 보여주신 그대로 따라 하겠습니다.”
정미경의 또 다른 유고작인 장편소설 ‘당신의 아주 먼 섬’은 김 화백이 작가의 집필실에서 발굴한 작품이다. 남도의 어느 작은 섬에 얽힌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이 소설은 섬을 떠났으나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의 드라마를 세심하고 따뜻하게 그려낸다. 이 소설에서는 정미경 작가만이 쓸 수 있는 이런 아름다운 문장들을 만날 수 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