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이번엔 '언론 탄압' 논란

마약전쟁 비판 매체 등록 취소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EPA연합뉴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이번에는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 매체의 등록을 취소해 언론 탄압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16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필리핀 증권거래위원회는 최근 유력 온라인 매체 래플러가 보유 지분 규제를 어겼다며 법인 등록을 취소했다. 필리핀 헌법상 외국인의 언론사 지분 소유와 운영이 금지돼 있는데 래플러의 지분 일부를 미국계 펀드 등 외국인이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래플러는 경영에 간여하지 않는 외국인의 재무적 투자에 불과하다고 반박하며 보도 활동을 계속하는 동시에 법원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2년 설립된 래플러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최우선 정책으로 추진하는 ‘마약과의 유혈전쟁’에 대해 인권유린 문제를 거론하며 비판적인 보도를 해왔다.

필리핀 언론인연맹(NUJP)은 성명에서 정부의 래플러 등록 취소를 비난하며 “언론인들이 단합해 우리를 침묵시키려는 시도에 맞서자”고 촉구했다. 리사 혼티베로스 상원의원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은 “언론의 자유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해리 로케 대통령궁 대변인은 “누구도 법 위에 있을 수 없다”며 언론 자유 침해가 아니라 래플러의 관련 법규 위반에 대한 정당한 조치임을 강조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