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용산드래곤시티 호텔에서 다홍페이 NEO 대표가 채굴하지 않고 의회를 형성해 블록체인을 유지하는 독특한 방식을 소개하고 있다./백주연기자
블록체인은 신뢰받는 중앙기관이 관리해 온 거래장부를 네트워크 참가자들에게 모두 분산시켜 중앙기관의 개입 없이 참가자가 공동으로 기록하고 관리하게 만드는 기술이다. 이 때, 어떤 내용을 기록할 지 참가자들이 합의를 이뤄야 하는데 잘 알려진 합의 메커니즘이 ‘작업증명(PoW·Proof of Work)’이다.
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가 만든 방식으로 수학 문제를 빠르게 풀어 거래장부 작성 권한을 얻고 보상으로 가상화폐가 주어진다. PoW 방식은 전용 하드웨어를 계속 돌리기 위해 전기를 사용해야 하는 탓에 에너지 소모량이 많다는 단점이 있다.
중국 최초의 가상화폐 ‘NEO’는 PoW 방식이 아닌 ‘위임된 비잔틴 과실 내성(DBFT·Delegated Byzantine Fault Tolerant)’ 방식을 적용해 주목받고 있다. NEO를 보유한 모든 사람들이 투표를 통해 협의체인 북키퍼(노드)를 뽑는다. DBFT 방식에서 노드들의 3분의 2가 찬성할 때 거래내역을 의미하는 ‘블록’이 생성되고 마감된다. 만약 노드가 맘에 들지 않을 경우 NEO의 보유자들은 투표를 통해 노드를 바꿀 수 있다. 대의 민주주의인 의회의 형식과 유사하다.
16일 서울 용산드래곤시티 호텔에서 만난 다홍페이 NEO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달리 NEO만의 자체 스마트 컨트랙트를 만든 셈”이라며 “NEO 플랫폼은 NEO와 NEOGAS의 2가지 코인으로 구성돼 있다”고 밝혔다. 노드를 뽑아 블록을 형성할 수 있는 권한이 NEO 코인이고, 블록이 만들어질 때마다 발생하는 8개의 NEOGAS는 NEO 보유비율에 따라 관리 참가자들에게 인센티브로 주어지는 코인이다. 플랫폼 이용료는 NEOGAS로 지불할 수 있다. 투표권으로 볼 수 있는 NEO코인은 처음 배포한 1억개의 공급량을 고정시켜 시간이 지나도 가치가 유지되도록 했다.
NEO는 총 거래비용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신뢰비용을 없앤 ‘스마트 이코노미’를 꿈꾼다. 특정 언어로만 개발 가능한 이더리움과 달리 C#, Java, Python, Go 등 다양한 언어를 지원해 개발자들의 편의성을 높인 이유다. 다홍페이 CEO는 “분산된 네트워크를 이용해 탈중앙화 하게 되면 디지털 자산을 자율 관리하게 돼 효율성이 커진다”며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지능적 경제 네트워크 달성을 위해 NEO는 수준 높은 개발 툴과 금융 지원, 문서 개발 프로그램 제공에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문제가 되는 가상화폐 과열 현상에 대해서는 인간의 본성에 기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화폐는 블록체인 기술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파생되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프로젝트에서 발생하고, 가상화폐 자체가 문제의 근원이 아니라는 의미다. 그는 “인간의 본성에 의해 누군가는 잃고 누군가는 돈을 버는 제로섬 게임으로서 가상화폐 과열 현상이 투기로 번진 것”이라며 “결국 블록체인을 만들고 활용하는 회사가 투기를 조성하는지 기술을 발전시켜 사회에 공헌하는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