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새해 1월 1일부터 공정위 퇴직자 등 외부인과 접촉할 때 보고를 의무화하는 규정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습니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퇴직자 전관예우 근절 등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내놓은 대책인데, 시행 보름이 지난 지금 공정위의 모습을 김혜영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공정위가 ‘외부인 접촉 관리규정’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김상조식 로비스트 규정’으로 불리는데, 공정위 직원들은 대기업 관계자나 로펌, 퇴직자 등을 만나면 5일 이내 반드시 보고해야 합니다.
외부인의 출입과 접촉을 깐깐하게 관리하겠다는 건데, 정부 기관 최초로 시행하는 겁니다.
전관예우, 부정청탁 등 문제가 불거지자 대책을 내놓은 겁니다.
사실, 공정위 고위직 출신으로 로펌이나 대기업에 취업한 사람들과 공정위 간 유착구조에 대한 지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공정위가 기업에 과징금을 내리면 이들이 나서 처벌을 완화하는 먹이사슬이 형성돼왔습니다.
현재 시범운영 보름이 지났는데, 하루 평균 2~3건의 보고가 들어오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공정위 관계자는 시행 초기인 만큼 대내외 시선도 있어 공정위 직원들은 몸을 사리며 아예 외부접촉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해당 특정 외부인 대상은 ‘김앤장’ 등 28개 법무법인에 소속된 변호사와 회계사, 사건 담당변호사 등 법률전문 조력자, 공시대상인 57개 기업집단 회사에 소속된 공정위 관련 업무 담당자, 그리고 법무법인과 대기업에 재취업한 공정위 퇴직자 등입니다.
공정위 직원은 이들을(특정 외부인) 만나면 5일 이내 서면으로 대화내용 등을 작성해 공정위 감사관실에 보고해야 합니다.
이를 어길 경우 징계를 받게 되는데, 1차 경고, 2차의 경우 사안의 경중에 따라 최고 파면될 수도 있습니다.
공정위는 상반기 안에 자체적인 시스템을 만들어 서면 보고의 불편함을 없애고 징계 수위를 보다 구체적으로 만든다는 방침입니다.
공정위의 개혁 의지가 여실히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전관예우 등 적폐 청산의 칼날을 내부에 들이댄 김상조 위원장. 장기적인 관점에서 공정위가 보다 투명해지는 순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김혜영기자 hyk@sedaily.com
[영상편집 소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