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과 높은 실업률로 얼마 전까지도 ‘유럽의 병자’로 불리던 프랑스 경제가 환골탈태하고 있다. 노동개혁을 비롯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친기업정책이 큰 잡음 없이 뿌리를 내리면서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10년 만에 최고 수준에 달하는 등 유럽 2위 경제가 빠르게 살아나는 모습이다.
15일(현지시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브뤼노 르메르 경제장관은 이날 프랑스 기업인들과 만나 “프랑스 경제의 성장세가 견고하다”며 “지난해 성장률이 지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2%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애초 1.7%로 예상했던 2017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0%에 육박할 수 있다는 얘기다. 르메르 장관은 이어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지난 10년래 가장 좋다”며 “투자가 되살아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파리=AFP연합뉴스
프랑스 경제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1%에도 못 미치는 저성장을 이어갔으며 이후 성장속도가 다소 회복됐지만 아직 1%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노동 경직도가 워낙 강했던데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기도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로존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는데다 지난해 당선 이후 악역을 자청한 마크롱 대통령이 노동·세제개혁 등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경제에 훈풍이 돌기 시작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노동·세제개혁을 밀어붙이는 마크롱 대통령 덕택에 프랑스 경제의 사기가 진작됐다”며 “유로존 제2경제국인 프랑스가 10년의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프랑스 통계청(INSEE)은 애초 1.7%로 설정한 지난해 성장률 전망치를 1.9%까지 상향한 바 있다. 프랑스 경제가 확연하게 회복되면서 지난해 5월 취임 직후 급전직하했던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도 살아나고 있다. 10일 프랑스여론연구소(Ifop) 조사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은 53%로 두 달 전보다 9%포인트 급등했다. 르피가로는 “노동계의 저항에도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개혁정책을 추진하는 모습이 신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