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가사 전담하는 남성 17만명 '역대 최고'

집안 일만 하는 여성은 4년째 감소
"고령화·성평등 인식 변화가 원인"

지난 14일 오후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육아 남성 모임 ‘100인의 아빠단’ 7기 발대식에 참여한 가족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집에서 전적으로 아이를 돌보거나 집안일을 하는 남성의 숫자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집안일만 하는 여성은 감소하고 있다.

17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비경제활동인구 중 육아·가사를 전담하는 남성은 모두 17만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3년 기준을 새로 정립한 이후 최고치다.

전업으로 육아·가사를 맡은 남성은 2003년 10만6,000명을 시작으로 2010년 16만1,000명까지 증가했다. 2011년부터는 감소 추세에 접어들어 2014년에는 13만명까지 감소했으나, 2015년부터 반등해 15만명으로 증가한 이후 2016년 16만1,000명, 지난해 17만명까지 늘어 가장 높은 수준에 다다랐다. 통계청은 초등학교 입학 전인 미취학 아동을 돌보기 위해 집에 있는 이를 ‘육아’로, 가정에서 가사를 하는 사람을 ‘가사’로 분류한다. 지난해 기준 가사활동에 전념한 남성은 16만6,000명, 육아를 도맡은 남성은 4,000명으로 나타났다.


가사를 전담한 남성은 2015년 14만2,000명, 2016년 15만4,000명, 지난해 16만6,000명으로 가파르게 늘어났지만 육아를 맡은 남성은 반대로 2015년 8,000명, 2016년 7,000명, 지난해 4,000명으로 해마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육아·가사만을 하는 여성의 경우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2014년 714만3,000명으로 처음으로 전년보다 감소하기 시작해 2015년 708만5,000명, 2016년 704만3,000명, 지난해 694만5,000명으로 600만명대에 접어들었다. 이는 2009년 699만9,000명 이후 8년 만이다.

육아와 가사에 전념하는 남성의 수는 증가하는 반면 여성의 수는 줄어드는 현상의 원인으로 통계청은 고령화를 꼽았다. 은퇴한 이후 일을 하지 않고 집 안에 있는 남성들이 가사를 도맡은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30대 여성의 고용률이 집계가 시작된 1999년 이래 59.2%로 가장 높다는 점도 꼽혀 성 역할 고정관념이 무너지고 있음이 드러났다.

정성미 한국노동연구원 전문위원은 “만혼·비혼 추세가 이어지면서 육아·가사로 빠지는 여성 30대가 노동시장으로 대거 진출하는 동시에 은퇴세대 여성의 취업도 늘고 있다”며 “성 역할 평등에 대한 사회적인 분위기 변화도 무시할 수 없는 원인”이라고 말했다.

/김주환 인턴기자 juju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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