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풀 꺾인 추위...'김광석 거리' 걸으며 추억에 빠져볼까

■힐링 만끽 산책로 소개
강릉 소나무숲 '올림픽 아리바우길 7코스'
대구 '골목투어'·부산 '동래읍성 뿌리길'도

올림픽 아리바우길 7코스
대구 중구의 ‘김광석 거리’
살갗을 파고들던 매서운 추위가 한풀 누그러졌다. 다행히 당분간 큰 추위는 없을 것이라는 예보가 나오고 있다. 겨울 등산이 다소 부담스럽다면 이번 주말에는 여행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힐링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이맘때 걸으면 좋은 산책길로 먼저 강원도 강릉의 ‘올림픽 아리바우길 7코스’를 추천한다. 보현사 입구를 지나 명주군왕릉에 이르는 11.7㎞를 걷는 동안 울창한 숲이 이어진다. 한겨울에도 하늘로 곧게 치솟은 소나무 숲길을 천천히 거닐다 보면 자연스럽게 지난날을 되돌아보고 새해의 다짐과 계획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길의 중간쯤에는 지난 2007년 광화문을 복원할 때 사용한 금강소나무를 베어낸 그루터기와 그 자리에 세운 어명정(御命亭)도 있다.


수도권에는 경기 김포시의 ‘평화누리길 3코스 한강철책길’이 있다. 애기봉 입구에서 출발해 마근포리·후포리를 거쳐 전류리포구에 이르는 17㎞의 길이다. 산책로의 전반부에서는 멋들어진 느티나무 고목과 향나무, 맑고 시원한 시골 풍광을 만날 수 있다. 뒤이어 한강 하구를 지나면 드넓은 김포평야 위를 노니는 겨울 철새들이 보인다.

멀찍이 아랫동네로 내려가면 대구 중구에 ‘골목투어’ 답사길이 있다. 조선시대 경상감영길, 근대문화골목, 패션 한방길, 삼덕봉산 문화길, 남산 100년 향수길 등 모두 다섯 코스로 이뤄진 산책로다. 이 가운데 백미는 삼덕봉산 문화길. 서른셋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가객 김광석을 만날 수 있는 거리다. 포장마차에서 국수를 말아주는 김광석, 푸른 빛 바다를 바라보는 김광석이 그려진 벽화들을 따라 걷다 보면 방천시장이 나온다. 시장의 막걸리 가게에 자리를 잡으면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김광석의 노래를 안주 삼아 한잔 걸칠 수도 있다.

부산 동래구의 ‘얼쑤옛길 동래읍성 뿌리길’도 빼놓을 수 없다. 부산 지하철 수안역에서 동래시장을 지나 동래읍성 북문에 이르는 2.3㎞의 산책로다. 동래 장관청, 만세거리 표석, 복천박물관, 내주축성비 등 역사 유적지가 빼곡하다. 길이도 짧아 한 시간이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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