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발 해고 바람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아파트 경비원이나 청소원뿐 아니라 봉제업체에서 근무하는 노인들까지 생계의 터전을 잃고 있다. 국내 속옷 브랜드들이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가운데 그나마 국내에서 사업을 하는 소규모 봉제업체들이 최저임금발 한파를 고스란히 맞고 있는 것이다. 이들 영세 봉제업체는 고령자 여성들이 실밥을 뜯거나 ‘미싱 작업’ 등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곳이다.
일터를 떠나는 고령자 여성이 늘어나는 가운데 아예 문을 닫는 봉제업체도 나오고 있다. 유명 브랜드 협력업체인 B봉제업체 대표는 “10년간 경쟁업체로 일하던 협력업체 공장이 이미 일을 접었거나 몇 군데는 접을 예정”이라며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원가절감도 이미 한계에 다다라 인원을 줄이는 수밖에 없고 결국 생산성이 낮은 고령자가 타깃이 되고 있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 공약대로 최저임금이 1만원까지 오르면 기업의 추가 부담금은 75조6,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대기업에 의존적인 국내 산업구조를 고려할 때 대기업의 부담이 하청 중소기업으로 전가되며 인원감축 등 구조조정을 촉발할 것으로 관측됐다.
세계 4대 컨설팅 회사로 꼽히는 롤랜드버거는 17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노동시장 구조개혁 정책제언 보고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이수성 롤랜드버거 서울사무소 대표는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은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이미 적정 수준을 크게 상회했다”며 “특히 정부 정책대로 오는 2020년 최저임금 1만원이 되면 기업의 추가 부담금액은 총 75조6,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희정·서민우기자 yvett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