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사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은 16일 “산업현장의 극심한 혼란을 막기 위해서는 오는 2월 임시국회에서 근로시간 단축 법안이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며 “여당 내 반대파들도 충분히 설득해 표결까지 가지 않고도 여야 합의로 법안 통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저임금 근로자의 삶을 개선한다는 정책 목표에 맞게끔 산입범위도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정기상여금도 최저임금에 포함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홍 위원장은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처리 가능성에 대해 “여야와 노사가 모두 합의할 수 있는 안을 만들어보려고 한다”며 “지금 분위기로만 보면 환노위에서 표결 처리까지 가지 않더라도 2월 임시국회 내에 처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이기도 한 홍 위원장은 당내 일부 의원들의 반발에 대해서도 “기존 여야 3당 간사 합의안의 토대 속에 좀 더 진전된 내용으로 반대파 의원들도 동의할 수 있도록 설득하겠다”며 “그분들의 입장도 변화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반대파 의원들의 거센 반발을 살 수 있는 표결 강행 처리는 최대한 피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다만 의원총회를 열어 근로기준법 개정안 찬성을 당론으로 확정하는 방안도 남겨두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소기업들이 요구하고 있는 3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특별연장근로 허용 등도 함께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홍 위원장은 근로시간 단축 법안의 핵심 쟁점인 휴일근로수당과 관련한 대법원의 판결이 3월로 예정된 만큼 2월 임시국회 내에는 반드시 법안 처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법원 판결 이전에 입법화하지 못할 경우 산업현장의 대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장 18일에는 이와 관련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공개변론이 예정돼 있다.
홍 위원장은 올해부터 본격화되는 최저임금 인상과 맞물려 최저임금 산입범위도 새롭게 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임금 근로자의 삶을 개선하겠다는 최저임금의 정책적 목표가 자칫 연 수입 5,000만원이 넘는 사람들까지 수혜자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며 “정기상여금을 포함해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수당까지 최저임금에 산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GM의 전신인 대우차 노조위원장 출신인 홍 위원장은 노동계를 향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최근 노사정위원회가 제안한 노사정대표자 6자 회의에 민주노총이 불참하기로 한 것에 대해 그는 “노동계도 지나치게 형식이나 과거에만 얽매여서는 답이 없다”며 “다소 미흡하게 느껴지더라도 노동계가 사회적 대타협을 위해 서로 양보하며 통 크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상·하정연기자 kim012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