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먹고 살려고?…GE 위험한 [DIE]T

실적 갉아먹는 문어발식사업 수술
작년 10여개 비주류 정리 이어
항공·전력 등 주력 사업 분사
'그룹 해체' 극약 처방까지 검토
일각선 "사업 재편이 해법 아냐
주가 고려땐 파괴적 결과 올수도"



미국 제조업의 상징으로 불렸던 제너럴일렉트릭(GE)이 복합기업의 저주에 빠져 급기야 ‘그룹 해체’라는 초강수까지 고민하게 됐다. 문어발식 사업확장이 독이 돼 그룹 전체 실적을 갉아먹자 지난해 전구·철도 등 10여개 비주류 사업을 정리한 데 이어 전력·항공·헬스케어 등 주력사업 분야 분사까지 검토하기에 이른 것이다.

존 플래너리 제네럴일렉트릭(GE) 최고경영자(CEO)/블룸버그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존 플래너리 GE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GE캐피털 실적발표 후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전력·항공·헬스케어 등 주요사업부의 분사 및 추가 매각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플래너리 CEO는 “우리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최상의 포트폴리오를 찾고 있다”며 “사업 재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NBC 등은 소식통을 인용해 올봄 구체적인 구조조정안이 발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월가는 플래너리 CEO의 이번 발언이 잭 웰치 전 회장 시절부터 구축된 그룹 체제의 해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웰치 전 회장은 지난 1981년부터 30년간 GE를 이끌면서 금융 서비스부터 리얼리티TV 프로그램까지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하지만 잘못된 시장 전망에 따른 과도한 투자와 경영진의 오판이 각 사업부의 실적악화로 이어지며 그룹 경영은 깊은 위기의 늪에 빠졌다. 로버트 살로몬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GE는 지나간 시대의 유물과 같은 회사”라며 웰치 전 CEO에 대한 추앙으로 GE가 다른 기업들은 다 실패했던 문어발식 확장을 이어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취임한 플래너리 CEO는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했지만 뒤늦은 구조조정의 성과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GE는 지난해 11월 회사의 뿌리와도 같은 전구·철도 등 10여개 사업을 정리한 데 이어 12월에는 전력 부문에서 1만2,000명을 감원했다. 또 1938년 이후 79년 만에 배당금 축소까지 진행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가 시장의 예상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주가는 지난해 40% 이상 하락해 지난해 11월에는 37년 만에 시가총액 미국 1위 제조업의 지위도 잃었다. 플래너리 CEO 취임 이후 처음 받아들인 성적표인 지난해 3·4분기 주당순이익(EPS)은 월가 예상치인 0.49달러의 절반 수준인 0.29달러에 그쳤다.

이번 사업부 분사 및 매각 검토 발언도 GE캐피털이 지난해 4·4분기 62억달러의 세후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한 직후 나왔다. 특히 GE캐피털이 앞으로 7년간 재보험 비용 등을 충당하기 위해 투입해야 하는 예비비 규모는 150억달러로 GE의 당초 예상을 훨씬 웃돌았다. GE 전체 사업의 약 30%를 차지하는 GE캐피털의 손실은 그룹 경영 전반에 적잖은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뉴욕타임스(NYT)는 “GE캐피털이 GE의 구멍이 될 위험이 크다”며 “복합기업 운영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지금까지 GE의 구조조정 수위로 볼 때 실제 그룹 해체까지 단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해체만이 답은 아니라는 지적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존 인치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는 “주의를 다른 곳을 돌리기 위한 ‘레드헤링’일 수 있다”며 “해체를 생각했다면 진작에 단행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아탐 카나 코언 애널리스트는 “현재 주가를 고려하면 해체는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GE 주가는 현재 주당 18달러 선이지만 각 사업부의 총합으로 평가하면 주당 11~15달러 선에 그친다”고 분석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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