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 대 비자금을 조성하는 등 수백억 원 규모의 배임을 저지른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조현준(50) 효성그룹 회장이 20시간 가량의 검찰 조사를 받고 18일 새벽 귀가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김양수 부장검사)는 17일 오전 9시 30분부터 이날 5시 30분께까지 조 회장을 조사했다. 조 회장은 조사 과정에서 100억원대 비자금 조성 등 핵심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효성그룹 건설사업 유통 과정에 측근 홍모씨의 유령회사를 끼어 넣어 100억여원의 이익을 ‘통행세’로 안겨주고, 그 돈만큼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조 회장이 지분을 가진 부실 계열사 갤럭시아포토닉스에 효성이 수백억원을 지원하도록 한 혐의, 300억 원 규모의 ‘아트펀드’를 통해 미술품을 비싸게 사들이는 방식으로 자금을 횡령하고 효성에 그 연대보증을 떠넘긴 혐의도 사고 있다.

검찰은 또 조 회장이 2000년대 중후반부터 노틸러스효성 등 계열사가 홍콩 페이퍼컴퍼니에 컨설팅 비용 명목으로 수년간 수십억을 보내게 하는 등 해외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도 조사하고 있다. 그 밖에도 자신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미스코리아 출신 영화배우, 드라마 단역배우 등 4명을 허위 채용해 급여를 지급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향후 검찰은 조 전 회장의 진술 내용을 검토하고 나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김주환 인턴기자 juju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