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펀드'로 돈 몰린다

"사회적 책임이 수익률로 연결"
마이다스책임투자 등 ESG펀드
1년새 순자산 10배 이상 늘어

마이다스자산운용의 ‘마이다스책임투자 펀드’는 지난 16일 순자산 규모 205억원을 기록했다. 이 펀드는 기업 재무제표뿐 아니라 사회적 책임,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 환경 등 비재무적 요소까지 분석해 반영하는 상품으로 지난해 1월 기준 순자산이 18억원에 불과했으나 1년 사이 몸집이 10배 커지는 쾌거를 이뤘다. 특히 상당수 펀드가 기관 자금을 통해 규모를 키운 것과 달리 해당 펀드는 리테일 만으로 자금을 끌어모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펀드 투자 시 기업의 사회책임이 수익률로 연결된다고 생각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최근 자본시장에서 기업의 사회책임이 중요한 투자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17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마이다스책임투자 뿐 아니라 지난해 5월 출시된 ‘하이사회책임투자’ 역시 1년간 35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HDC좋은지배구조 1’ ‘삼성착한책임투자 1’ 역시 403억원, 376억원이 각각 순유입 됐다. 전체 주식형펀드에서 지난해 1년간 5조7,616억원의 자금이 유출됐고 테마주식 전체 순유출 규모가 1조957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테마주식에 포함된 사회책임펀드(ESG)의 성과는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자산운용업계는 새 정부 등장과 함께 배당·주주환원·지배구조개편 등을 고려한 ESG 관련 상품을 대거 선보였다. 특히 대부분 상품이 수익률 면에서도 코스피지수를 초과하는 성과를 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마이다스책임투자는 최근 1년 수익률 34.36%를 기록했으며 출시 1년이 넘은 14개 펀드 중 9개가 20% 넘는 수익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스튜어드십코드가 도입되면 기업 배당성향이 높아져 국내 증시에 자금유입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방인성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영국·일본 등 다른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국가에 비해 배당성향이 15~20%가량 낮다”며 “기업의 이윤에 대한 주주환원 정책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으며 여타 국가 증시 대비 국내 증시가 밸류에이션에 있어 디스카운트를 받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향후 정부 정책이 추진될수록 ESG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현재는 펀드 내 주요 종목이 여전히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으로 구성돼 있지만 최근 운용사들이 최저임금 인상, 환경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하고 있어 투자 기업도 다양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ESG리더스지수에서 삼성전자가 제외되면서 운용사 매니저들의 고심도 큰 것으로 보인다. ★본지 1월9일자 1면 참조

노기호 마이다스자산운용 매니저는 “지난해 현대차가 노사분규가 많아 펀드 내 편입 비중이 높지 않았지만 올해는 관련 논란이 해소 국면에 있고 지배구조도 개편되고 있어 관련 계열사 비중을 늘리고 있다”며 “ESG펀드도 액티브 펀드로 수익률을 높이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특정 기업이나 섹터에 집중하기보다는 ESG점수가 높은 바이오 기업을 포함하는 등 유기적으로 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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