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시는 세계적 작곡가로 인정받았으나 방북 사건으로 국내에서 이념 논쟁에 시달린 윤이상 선생의 유해 이장을 추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독일 베를린에 있는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의 묘소가 고향인 경남 통영으로 이장될 가능성이 커졌다. 통영시는 독일에 있는 윤이상 선생의 묘소 이장을 두고 유족과 사전 협의를 마치고 외교부에 협조요청 공문을 발송했다고 18일 발표했다. 미하엘 뮐러 베를린 시장에게도 공문을 보내 협조를 요청했다. 선생의 부인 이수자 여사가 이장을 희망하는 친필 서한도 함께 보냈다. 공문에는 이수자 여사와 딸 윤정씨가 통영에 정착해 여생을 보내고 있으며, 아흔이 넘은 이씨가 윤 선생의 유해를 고향으로 옮겨와 함께 묻히는 것을 희망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윤이상 선생은 1960년대 독일 유학생 시절 북한에 있는 강서고분의 ‘사신도’를 직접 보겠다며 방북했다 간첩으로 몰려 기소됐다. 이후 국내에서 줄곧 이념 논쟁에 시달렸으나 국외에서는 ‘유럽의 현존 5대 작곡가’, ‘동서양의 음악기법과 사상을 융합시킨 현대음악가’ 등으로 불리는 등 음악성을 인정받았다. 1995년 11월 3일 독일 베를린에서 타계한 윤 선생의 유해는 베를린 가토우 공원묘지에 묻혔다.
통영시 측은 외교부 답변이 오면 시 공무원을 독일 현지로 보내 이장 절차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딸 윤정씨도 이장 과정에 동행할 예정이다. 특히 정범구 주독일 대사가 지난 16일 윤 선생의 묘소를 찾은 뒤 관련 게시물을 SNS에 올리면서 정부도 이에 긍정적으로 응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통영시 관계자는 “외교부나 독일로부터 회신이 오지 않아 아직 지켜보고 있으며 조심스럽다”면서도 “원만하게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시도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주환 인턴기자 juju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