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국정원 특활비로 金여사 명품 구입" 야 "DJ·盧정부 의혹도 공정한 수사를"

■ 가열되는 정치권 적폐 공방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의혹을 둘러싸고 전현 정권이 정면충돌하면서 여야 정치권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여당은 이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의 명품 구입 의혹까지 추가로 제기하며 적폐청산을 위한 공세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이에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김대중(DJ)·노무현 정부도 함께 수사해야 한다고 맞서며 보수세력의 결집을 노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18일 국정원 특활비 수수 의혹과 관련된 검찰 수사를 정치보복으로 비판한 이 전 대통령을 향해 일제히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이 전 대통령이 적폐청산 수사를 정치공작, 짜맞추기 수사라고 강변하는 것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품위와 국민에 대한 예의를 저버린 것”이라며 “23년 전 전두환 전 대통령의 골목길 성명 2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반박한 이 전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여당 내에서는 성토가 잇따랐다.


민주당은 이 전 대통령 재임 시절 국정원 특활비 일부가 부인 김윤옥 여사의 명품 구입에 사용됐다는 주장까지 제기하며 공세의 고삐를 조였다.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 전 대통령의 측근인 김희중 전 대통령 제1부속실장의 검찰 진술내용을 제보받았다”며 “김 전 실장의 핵심 진술은 자신이 특활비 1억원을 지시에 의해 받았고, 이것을 달러로 환전해 김 여사를 보좌하는 제2부속실장에게 줬고, 그것이 김 여사의 명품 구입 등에 쓰였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의 정치보복 프레임을 무력화하는 동시에 적폐청산 수사에 힘을 싣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한국당은 “이 전 대통령 모욕주기 수사를 중단하고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특활비 의혹도 수사해야 한다”고 맞섰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청와대가 정치보복을 위해 검찰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 않으려면 좌파 정부에 대해서도 공정한 수사를 해야 할 것”이라며 “DJ 정부의 국정원 특활비, 노무현 정부의 청와대 특활비, 권양숙 여사의 640만달러에 대해서는 왜 한마디 없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전 진보정권에 대한 공세를 통해 보수세력의 결집을 노리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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