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미국에서 시작된 첫 비트코인 선물거래에서 하락세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상당한 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비트코인 선물이 17일(현지시간) 첫 만기일을 맞아 이익을 본 것은 가격 하락을 예상해 ‘쇼트포지션’을 선택한 기관투자가들이었다. CBOE 선물은 미 제미니거래소의 달러 기준 비트코인 현물가를 기초로 향후 가격 등락 여부를 놓고 매입 혹은 매도 추세에 베팅하며 투자한다.


비트코인 선물거래가 처음 시작된 지난해 12월11일 비트코인 달러 현물가는 1만7,285.89달러였지만 만기일에는 장중 9,199.59달러까지 밀린 끝에 1만900달러에 마감해 37%가량 폭락했다. 한국과 중국·일본 등이 최근 잇따라 규제방안을 내놓고 미국과 프랑스가 가상화폐 조사 방침을 밝히면서 거래가 위축된 결과다. 앞서 나온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 거래정보에서도 투자자들은 지난 9일까지 한 주 동안 1,907계약의 순매도 포지션을 나타내 기간 중 매입보다 매도 베팅이 우위였다.

통신은 헤지펀드와 대형투자가들이 주로 비트코인 가격 약세에 베팅해 이익을 본 반면 소액투자를 하는 개인들은 가격 상승을 예상해 매입에 해당하는 롱포지션을 취했다고 전했다. 비트코인 선물 거래에서 손실이 소액 개인투자자들에게 집중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초기 선물시장에서 투자자들이 가격 하락에 집중한 데 주목하면서도 투자 초기임을 감안해 아직 방향성을 결론짓기는 이르다고 평가했다. 오빌 고틀리브 캐피털마켓 대표는 “지금은 초기의 불균형 시점”이라며 “비트코인 가치를 아직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고 시장 대기자금도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