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호타이어 및 채권단에 따르면 이날 열린 금호타이어 채권단 실무회의에서 금호타이어의 채권 상환을 조건부로 1년 유예하기로 했다. 금호타이어의 차입금 만기를 1년 연장해주되 채권단이 채권 연장 안건을 결의한 날로부터 1개월 이내에 금호타이어와 ‘경영 정상화 계획 이행을 위한 약정서(MOU)’를 체결하지 못할 경우 해당 안건의 효력이 상실된다는 조건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채권단과 체결할 MOU에는 노사동의서가 포함된 경영정상화 계획이 포함돼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채권단이 최선을 다해 결정을 내렸으며 이제는 금호타이어의 노사합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사합의가 이뤄지지 못할 경우 부도 위기 등 극단적인 국면을 맞을 수 있다”면서 “따라서 노사가 합심해 경영정상화 방안을 확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채권단 실무회의에서는 금호타이어의 경영 상황을 고려했을 때 외부자본 유치를 통한 정상화가 최선의 대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나 인수합병(M&A)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외부자본 유치를 위한 소요기간을 감안해 차입금 만기를 1년 연장하고 이자율을 내리는 등 유동성 대책도 마련하기로 했다.
그러나 금호타이어 노조는 24일 총파업과 상경 투쟁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29일에 이어 두 번째 상경 투쟁이다. 노조는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 앞에서 결의대회를 벌이는 한편 서울 광화문에서는 신년투쟁 선포식을 진행하고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할 예정이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금속노조 중에서도 최고 강성으로 불린다. ‘경상도에 현대차 노조가 있다면 전라도에는 금호타이어 노조’가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2010년 5월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노조는 워크아웃 기간 자구안에 대한 노사동의서를 부정하며 2011·2012·2014년 연속 파업했다. 2014년 말 회사가 완전 정상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워크아웃을 졸업하자 다음 날부터 파업에 돌입한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2015년에는 39일간의 역대 최장기 파업 여파로 1,500억여원의 매출손실을 입었고 B등급이었던 경영평가는 ‘D’등급으로 떨어졌다. 반복되는 파업에 금호타이어는 매출이 10배 가까이 많은 한국타이어보다 연봉이 더 높다.
M&A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호타이어가 아무리 매력적인 매물이라고 해도 강성 노조 문화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새로운 인수자가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영업이익 추이(단위:억원)
△2012년 3,753
△2013년 3,459
△2014년 3,584
△2015년 1,360
△2016년 1,201
△2017년 1·4~3·4분기 -509
/노희영·강도원기자 nevermin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