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CEO /AP연합뉴스
애플은 17일(현지시간) 공식 성명에서 “해외에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국내로 들여오면서 추정 세금 380억달러를 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이 밝힌 추정 세금에 15.5%의 세율을 적용하면 애플이 미국으로 들여올 자금은 총 2,450억달러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 CNBC방송은 “이는 해외에 보유하고 있는 현금 대부분을 송환하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플의 이번 결정은 지난해 말 해외 현금 송환 세율을 한시적으로 15.5%로 낮춰주는 트럼프 행정부의 세법개정안이 미 의회를 통과한 데 따른 것이다. 그동안 애플은 35%의 높은 법인세율 때문에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미국으로 가져오지 않았다. 애플은 미국 주요 기업들 가운데 해외 현금 보유액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의 발표 후 트위터에 “내 정책이 애플 같은 기업들의 현금을 미국으로 되돌릴 수 있다고 약속한 바 있다”며 “미 노동자와 미국이 크게 이긴 것”이라고 애플의 결정을 환영했다.
주요 외신과 경제전문가들은 애플을 시작으로 미국의 주요 기업들이 해외에 쌓아놓은 현금이 대거 미국으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송환세 시행으로 미 기업의 해외 이익보유금 중 많게는 4,000억달러가 미국으로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로 이전했던 공장의 국내 이전과 미국 내 시설 투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이날 성명에서 해외 현금 송환 외에 “앞으로 5년간 미국 경제를 돕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3,500억달러를 기여하겠다”며 대규모 투자 방침을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300억달러의 자본 지출을 통해 직접고용 인력을 2만명 늘리고 미국 내 제조업체를 지원하는 선진제조업펀드에 50억달러를 투입하는 계획 등이 공개됐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우리의 성공을 가능하게 해준 우리나라와 국민에게 (받은 것을) 돌려줘야 할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에는 피아트크라이슬러가 10억달러를 투자해 픽업트럭 생산공장을 멕시코에서 미시간주로 이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대선 기간 나는 우리나라로 사업과 일자리를 되돌려 위대한 미국을 다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며 “생산공장을 멕시코에서 훌륭한 노동자들이 많은 미시간으로 옮긴 크라이슬러 같은 회사들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